고고심령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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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심령학자

고고심령학자
10점

서울은 조선, 대한제국, 일제, 근현대 개발독재 등 의식을 못하지만 많은 레이어가 중첩된 도시이다. 연속적으로 쌓여온 역사가 깃들었기보다는 단절된 역사속에서 의식적으로 과거의 레이어를 찾아야 보이는 도시이다. 이런 흐름은 현재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다 부수고 새로 시작하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본서에서는 이런 서울의 다양한 레이어가 요새빙의로 이어지고, 고고심령학이라는 가공의 학문이 등장하여 이 미스테리를 풀려고 한다. 레이어가 중첩된 연결고리를 통해서 다른 존재와 이어지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구시가와 신시가의 대립이 용산과 종로, 장기판으로 레이어가 겹쳐지고, 서울역의 고립, 한강, 홍수 등 우리가 못 보던 서울의 다양한 레이어를 볼 수 있었다.

고고심령학도 다양한 레이어를 보여준다. 1. 지적인 호기심을 추구한 창시자, 2. 그의 제자, 3. 이를 통해 입신양명하려는 출세지향의 학자, 4. 유령이 보이는 사람과 보지 못하는 사람 등 동일한 학문에도 이처럼 다양한 레이어가 쌓여있고 각각의 레이어가 겹쳐지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별의 계승자’와는 다른 의미의 ‘학회 SF’라는 느낌이 들었다.

더 나아가, 이 소설 자체가 문학과 장르문학, 과학소설내 서브장르 등의 여러 레이어가 중첩적으로 쌓여있고 그 결을 느끼며 읽어나가는 재미마저 선사하고 있다.

이런 거대한 내용을 주제로 삼으면 인물들이 이야기를 위한 장기말의 역할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별의 계승자라든가, 별의 계승자라든가)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생생해서 거대한 흐름과 인물이 균형을 잡고 있어서 소설 자체가 굉장히 탄탄한 느낌을 준다.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고고심령학을 다루는 시리즈물도 살짝 기대하게 된다. -- Nyxity 2018-6-23 8:04 pm

P.S.

  1. 고고심령학자 보면서 생각난 [한국고건축산책 블로그]새 창으로 열기
  2. [서울선언]새 창으로 열기도 흥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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