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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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자들


단상의 모음이라서 즉각적으로 "맞아, 그래그래, 그렇구나"라며 읽으면서 시원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더 깊은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맹신자들이 보이는 특징은 그것이 어떤 숭고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모임이든, 종교든, 빠든, 까든, 다 비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느꼈을 것이다. 그 비슷한 특징이 뭔지 정확하게 짚어낸 것 같다.

한가지 그렇구나 싶었던 것은, 사회운동의 시발점에 지식인의 역할이 큰데, 동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은 지식계층이 과거 시험을 통해서 정부 측에 붙기 때문에 변혁운동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지적이었다. 이 부분은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라서 재미있는 지적이라 느꼈다.

집단주의에 대한 거부반응이 가득한 나이지만, 이런 개인보다는 역시 "미래가 요구하는 해결의 실마리는 영혼이 섬세한 사람들보다는 광신자가 쥐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P.111)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은 맹신자가 가진 특징을 이해하고 폐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

책도 얇고 쉽게 읽히지만, 이상하게 다 보는데 시간이 걸렸다. -- Nyxity 2013-1-15 3:02 pm

광신자는 그의 논리나 도덕 의식을 자극해봐야 그 대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는 타협을 두려워하며, 자신이 신봉하는 숭고한 대의의 중요성과 정당함을 입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갈등 없이 갑자기 열광적으로 다른 대의로 갈아타기도 한다. 그에게 설득이란 없으며, 가능한 것은 오로지 전향 혹은 개종뿐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신봉하는 대의가 얼마나 숭고한 것이냐가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매달릴 수 있느냐다. (P.128)

좌절한 자들이 지도자를 따르는 것은 그 지도자가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지도자에게 자신을 내맡기는 것은 어떤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성취다. 지도자가 그들을 어디로 이끄는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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