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도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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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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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족의 친입을 피해서 세워진 베네치아의 역사는 많은 부분에서 흥미롭다. 로마가 망하고, 동로마가 오리엔트적으로 변하면서 베네치아가 로마적인 전통을 유지한 국가가 되었기 때문에 로마에 대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무척 흥미로운 대상이 된다. 또 하나는 바다위에 세워진 국가라 자원도 없고 인구도 많지 않은 국가임에도 해상강국으로 오랫동안 발전할 수 있었던 그 요인이 무엇인가 하는 궁금점이다. 상권에서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자원도 없고 척박한 환경에서 오로지 통상만이 살길이었던 베네치아는 인적 자원밖에 없고, 실수가 용납될 여지가 없는, 여유가 없는 소국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안정적이고 실리를 추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국가가 주체가된 선단운영과 같이 공동체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었고 모험을 피하는 경향이 강해서 라이벌인 피렌체 등의 개인주의적인 경향이나 모험주의적인 성향과 꽤 대조가 되었다. 전투에서 패하는 부분은 많지만 그래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중의 하나는 이런 개인주의적인 부분보다 시스템 중심적이고 좋은 의미로서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 듯 하다.

또한 최대한 인력풀을 활용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굉장히 독특한 공화정 제도를 만들어냈다. 종신직인 원수와 1년임기의 보좌관, 귀족으로 구성된 의회와 원로원,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위원회를 둠으로서 독재를 막으면서도 공화정이 갖는 비효율성을 최대한 없앴다. 또한 다양한 기회제공을 통한 패자부활의 길을 열어줌으로서 (일종의 중소기업 진흥책) 역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통상국가인 베네치아는 로마가 로마가도를 구축했던 것 처럼 통상을 위한 해로를 구축하려는 모습에서 정말 로마의 전통을 계승한 듯한 느낌을 줬던 것 같다. 문화 부분에서도 중세 기사도와 연결점을 갖는 "성스러운 의무"라는 제도가 통상으로 해외로 가서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은 남성이나 이를 기다려야 하는 여성에게 모두 혜택이 가는 실리를 추구한 내용이라서 역시 베네치아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권에서는 터키의 부상과 대항해시대의 도래와 같은 도전에 대한 극복과정과 또한 몰락과정을 그리고 있다. 외교, 정보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알고 있던 베네치아의 실수는 상대방도 자신들 처럼 합리적인 선택을 하리라 가정했다는 점이었던 것 같다. 실질보다 상징적인 의미를 중요시했던 터키의 영토에 대한 욕심으로 여러번 전쟁을 하게 되었고 결국 로도스섬 전투에서 엄청난 국력을 소모하고 항복했던 과정들이 보면서 무척 아쉬웠다. 대항해 시대의 도래에도 불구하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여전히 지중해와 후추에 대한 통상을 장악했던 베네치아지만, 시대가 통상이 아닌 식민지 경영을 통한 물량전으로 바뀌면서 전쟁으로 인한 국력소모와 겹쳐지면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몰락한 상태라도 여전히 문화적으로 종교의 힘이 강하지 못하여 다른 서유럽국가에 비해 다양한 책들이 출판되는 등 발전된 상태였고 괴태의 '이탈리아 기행'에서 처럼 유럽의 식자층은 언젠가 꼭 가봐야할 그런 나라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혁명이 그 후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분석을 했던 사람이 없던 것이 아님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나폴레옹에 결국 항복함으로서 베네치아의 역사가 어이없게 끝나버린 것이 로마의 전통을 잇는 국가의 결말이 역시 똑같이 흐지부지 사라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 Nyxity 2008-2-3 5:5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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