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수렵채집인들이 야생 밀 채취에서 집약적인 밀 경작으로 전환한 목적은 정상적인 식량공급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원의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기존에 우리는 개척자들이 처음에 마을을 세우고 이것이 번영하면 그 중앙에 사원을 건설했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괴베클리 테페가 시사하는 바는 그 반대다. 먼저 사원이 세워지고 나중에 그 주위에 마을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문명사회 이후의 기술은 솔직히 말해서 새로운 것도 없었고, 동어 반복적인 내용이 많아서 실망이었다.
인류는 어떻게 자신들을 대규모 협력망으로 엮었는가? 그런 망을 지탱할 생물학적 본능이 결핍된 상태에서 말이다. 간단하게 답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상상의 질서를 창조하고 문자체계를 고안해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두 가지 발명품을 통해서 생물학적으로 물려받은 것에 의해 생겨난 틈을 메웠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서문이었다.
한국은 행복도에 대한 조사에서도 멕시코, 콜롬비아, 태국 등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나라보다 뒤처져 있다. 이는 가장 널리 통용되는 역사 법칙의 어두운 한 단면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피엔스 형성과정을 좀 더 자세히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더 컸다. -- Nyxity 2016-10-17 1:44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