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립자

마지막으로 [b]

소립자 LES PARTICULES ELEMENTAIRES


사람이 살면서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안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고독감은 개인적인 성향과 사회가 가진 구조적인 어떤 것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사람도 있고, 많은 문학작품에서 그런 부분들을 탐구해 왔다. 그리고 어쩌면 인간이라는 종 자체가 가지는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많이들 해온 것 같다.

순수문학에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혹은 주류에 들어가지 못하는 고독한 주인공이 한둘도 아니고 SF에서도 인간이라는 종 자체를 뛰어넘어 상호이해, 혹은 공동의식등을 가지도록 진화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인간이상, 블러드뮤직 등)

소립자도 그런 부분을 두 주인공의 삶을 통해서 얘기하고 있다. 인간이 왜 고독한지, 그리고 그의 극복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소설속에는 분자생물학과 양자물리학에 대한 개념들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저자의 전공을 보니 경제학계열이던데 상당히 과학쪽에 대한 소양도 많은 듯 하다. 최신의 DNA연구성과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토대로 이끌어낸 결말은 블러드뮤직을 보는 듯 했다.(음..이건 스포일러일까?)

고독, 소외감에서 대해 스스로 피해자인척 하며 자신만이 그렇다고 착각하는 주인공을 내세우는 이미 진부해질대로 진부해져서 새로운 생각거리를 전혀 던져주지 않는 순문학인척하는 소설보다 훨씬 즐겁게 볼 수 있었고 현대과학과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Nyxity 2003-12-30 23:57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인간이 떼어 놓지 못할지라!"

조금 뒤에 미셀은 제기를 정돈하고 있는 목사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방금 하신 말씀에 깊은 흥미를 느꼈습니다."

목사는 세련된 미소를 지었다. 미셀은 아스페의 실험과 EPR역설을 들먹이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두 개의 소립자가 결합되면, 분리시킬 수 없는 하나의 통일체가 형성됩니다. 제가 보기에 그것은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한 몸에 관한 이야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

미소를 짓고 있던 목사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미셀은 활기를 띠며 말을 이었다.

"제 말씀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보면 힐베르트 공간에서 양자에게 고유 상태 벡터를 부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제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물론입니다. 물론이지요...."

목사는 주위를 돌러보면서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실례하겠다고 말하고는 신부 아버지쪽으로 돌아섰다.

- P. 254


See also



책분류|SF분류-약간 애매하지만..
트랙백 주고받기

마지막 편집일: 2014-2-13 5:13 pm (변경사항 [d])
3115 hits | 변경내역 보기 [h] | 이 페이지를 수정 [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