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마지막으로 [b]

실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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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는 꽤 전략적인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그동안 금기시된 내용에다가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고 비장미적인 감동을 유발하며 무게 있는 작품인척 하기가 쉬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예상대로 앞서 나열한 것들을 다 갖추었다.

김신조 사건과 설경구의 폭력사건과의 교차편집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초반부터 단번에 관객을 몰입하게 해준다. 그러나 후반 김일성 암살작전이 중지된 이후부터는 영화는 비장미 비장미!! 를 강조하며 과잉된 감정의 외침이 난무한다.

종합적으로 잘 만든 영화이지만 전략적인 기획 의도가 노리는 부분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은 연출은 보고나서 씁쓸한 느낌을 준다. 마지막 자막에서 사망한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는 부분에서 그러한 불편한 감정은 더욱더 커졌다.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지만 잘 만든 영화다. 감동적이고 장면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든 티가 난다. 사이사이 유머도 잘 섞어서 긴장 일변도로 관객을 몰고가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완급조절에도 성공하고 있고 감동하게끔 하는 상황설정과 소품사용이 기막히다. 하지만, 거북한 감정은 그만큼 더 크다. 비유를 하자면 스타벅스가 정말 맛있는 커피라고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말하는 것에서 느끼는 짜증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한 발짝 더 깊이 들어가서 볼 수 있는 부분을 덮어둔 채 실제 사건에서 뽑을 수 있는 영화적인 재미만을 최대한 뽑아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사건을 소재로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불편한 감정은 들지 않았으리라.

그래서 영화적으로 굉장히 잘 만든 만큼 거북하다는 것이다. -- Nyxity 2004-1-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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