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듀어런스

마지막으로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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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부제인 "위대한 실패"에서 볼 수 있듯이 섀클턴의 남극탐험 실패기에 관한 다큐멘타리이다. 그리고 왜 위대한 이란 수식어가 붙게 되었는가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알 수 있게 된다.

부빙에 갇혀서 남극에 가기도 전에 그의 탐험은 난관에 부딪힌다. 결국 부빙에 의해 배는 침몰하게되고 부빙위에서 생활하다 엘러펀트섬까지 보트로 이동 → 엘레펀트 섬에서 사우스죠지아 섬까지 보트로 그 험한바다를 건넌다. 지도를 보면 "우와 완전히 미친짓이잖아"!라는 말이 나올정도의 거리이다.

20세기초엽 그 대탐험의 시대에서 스콧처럼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걸고 남극에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섀클턴은 그러한 명예보다는 대원들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험한 생존의 길을 선택했다. 식량도 본인의 분량을 대원들에게 나누어주는 등 희생을 하며 무사히 전원 생존해 냈다. 말그대로 위대한 실패를 이룬 것이다.

감동적이다. 그리고 동승한 사진가 프랭크 헐리의 멋진 사진들이 생활상과 남극의 장관들을 보여준다. 정말 멋진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도 목숨을 걸고 지켜낸 것이라 무게감이 남다르다. 이 사진만으로도 책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것이다. -- Nyxity 2003-2-16 23:41

눈앞에 다가온 최후. 스콧은 조용히 펜을 들었다. 그리고는 영국에 있는 탐험대 회계 책임자에게 역사에 길이 남을 비장한 편지를 썼다.

"우리는 신사처럼 죽을 것이며, 불굴의 정신과 인내력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겠다.... 우리가 살아난다면 모든 영국인들의 가슴을 뒤흔들 탐험대의 용기와 인내를 말해줄 수 있을텐데.... 이 짧은 글과 우리의 시체가 그 이야기를 대신 해줄 것이다. "

그리고 3월29일, 스콧은 마지막 일기를 적었다.

"안타깝지만, 더 쓸 수 없을 것 같다."

스콧의 일기는 1년뒤에야 발견되었다..(P.19)

오후 5시. 섀클턴은 배를 포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개들을 대피시키고 모든 물품들을 얼음 위로 내렸다. 갑판 위에 서 있던 섀클턴은 떨어져 나간 엔진이 바닥에 구르는 것을 기관실 위창을 통해 말없이 지켜보았다.

"도저히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섀클턴은 비통한 마음으로 기록했다. "뱃사람에게 배는 바다에 떠있는 집 이상의 의미가 있다....비명을 지르고 부서지고 온 몸에 지독한 상철를 입으면서, 인듀어런스 호는 천천히 삶을 포기하고 있었다."

헐리는 이미 물에 잠긴 리츠를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고,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서둘러 배에서 내렸다. 온갖 소리들로 뒤범벅이 된 아수라장 속에서도 휴게실에 걸린 시계는 여전히 똑딱거리고 있었다. 섀클턴은 마지막으로 배에서 내렸다. 그는 인듀어런스 호의 푸른 함기를 높이 들어올렸고, 얼음 위의 대원들은 다들 그 깃발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 인듀어런스 호의 붉은 비상등이 마지막 인사처럼 조용히 깜박거렸다.

(P.76)

이 시기를 되돌아보면 엘리펀트 섬과 사우스 조지아 섬 사이의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와 빙원에서 하나님이 항상 우리와 함께 했으며 우리를 이끌어 주셨다고 확신한다. 사우스조지아 섬 내륙의 이름 모를 산과 빙하를 36시간이나 행군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늘 셋이 아니라 넷인 것 같았다. 당시엔 대원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워슬리도 내게 이렇게 말했다.

"대장, 산을 넘을 때 왠지 또 다른 누군가가 옆에 있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크린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고 고백했다.(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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