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기원

마지막으로 [b]

인류의 기원


[인터뷰 기사]새 창으로 열기를 보고 바로 구입하게 된 책인데, 비슷한 시기에 읽기 시작한 사피엔스와 비교가 많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인류의기원이 훨씬 더 좋았다.

최근 밝혀진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에 대한 내용도 자세히 다루고 있고,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도 다양하게 들고 있다.

그동안 네안데르탈인이 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FOXP2 유전자가 인류와는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들은 당연히 게놈(유전체) 해독 결과가 나오자 FOXP2 유전자를 찾아봤지요. 연구 결과는 학자들을 한 번 더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의 FOXP2 유전자는 현생 인류와 똑같았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은 정말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말을 했던 것일까요?
이 결과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이렇습니다. 데니소바인은 후기 플라이스토세(약 12만 5000년 전부터 1만 2000년 전까지를 나타내는 기간)에 아시아 전체에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프리카에서 퍼져 나온 현생 인류 집단과 유전자 교환을 했고(피가 섞였다는 뜻입니다.), 특히 적응에 유리한 데니소바인의 유전자가 현생 인류 안에서 계속 살아남았다는 해석입니다. 현생 인류에서 발견되는 데니소바인의 유전자는 면역성과 관련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티베트 지역 사람들이 고산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유전자가 데니소바인에게서도 발견되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 연구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더 나왔습니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인들의 유전자를 비교한 결과 아프리카인의 유전자가 가장 다양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전자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나타난 지 오래됐다는 뜻이니, 결국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결론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결론을 통해, ‘인류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시점(약 15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현대 진화론의 정의도 한 번 훑어본 후, 당연히 현생 인류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이 가설은 상당히 역설적인 면이 있습니다. 다윈은 자연 선택을 진화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제시했습니다. 현대 생물학에서는 진화를 세대를 거쳐 유전자 빈도가 변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그런데 막상 DNA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빈도는 자연 선택과 상관이 없이 시간에 의해 무작위적으로 변한다고 하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었지요.
농경의 발달이 유전자 다양성을 늘렸다는 것은, 인류 문명에서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 사건입니다. 농업이라는 ‘문명’이, 인류의 진화에 직접 영향을 미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문명과 문화가 발달하면 진화는 멈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문명과 문화의 발달, 그리고 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인류의 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백인종이 생긴지 정말 얼마 안 되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된 것이라 조금 충격.

그런데 유럽인의 흰 피부는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북쪽으로 퍼지고 나서 한참 뒤인 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 비로소 처음 나타났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인류가 북쪽으로 진출한 직후는 지금으로부터 200만 년 전인데, 그보다 훨씬 뒤에 일어난 일입니다. 비타민 D 가설이 간단하게 들어맞지 않는 것입니다.

순수히 인류의 형성을 밝혀주는 과학적인 발견과 그 발견의 의미에 대해 쉽게 기술하고 있어서 금방 몰입해서 다 읽었다. 다만 잡지 연재글을 모은 책이라서 그런지 책 전체의 큰 흐름이 약하고, 깊게 들어가기 전에 챕터가 끝나버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계속 이상희 박사님은 관련된 책을 써주셨으면 좋겠다. -- Nyxity 2016-10-17 2: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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