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사건과시위

마지막으로 [b]

2015년 6월에 받은 재심 무죄 판결문입니다. 이 분은 76년에 대통령긴급조치제9호 위반으로 징역을 일 년 정도 살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재심을 맡은 시점에는 이미 망인, 즉 돌아가신 분이었습니다. pic.twitter.com/13cNOx5wVf

— 정소연 (@sy876) February 28, 2016

이 분이 징역형을 받았던 공소사실, 즉 당시 검찰이 기소하고 법원이 인정한 잘못이 무엇이었냐 하면, 밤 8시 경 하숙집에서 "4~5명 앞에서 '~부정부패가 극에 달했다. ~ 현 정권은 독재다'라고 말하여 사실을 왜곡하여 전파"한 것이었습니다.

— 정소연 (@sy876) February 28, 2016

이 분은 어부였습니다. 저는 이 분을 만난 적이 없지만, 어부가 저녁8시에 하숙집에서 말을 했다 하면, 아마 배 타고 나갔던 어부들이 귀항해 술 한 잔 걸치며 저녁을 먹는 자리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40명도 400명도 아니고 4-5명 앞입니다.

— 정소연 (@sy876) February 28, 2016

그 몇 명 중 누군가가 신고를 했겠지요. 그러자 경찰이 체포를 하고, 검찰은 기소를 했고, 계속 구속수감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다음 세상에 나와 보니 갈 곳 없는 정치범 전과자가 되어 있었고, 아내는 고생하다 죽었습니다. '그냥 어부'였는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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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기가 막힙니다. 미성년자도 체포 당했고, 증언하지 않으면 네가 당한다거나 있지도 않은 윗선을 대라는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같이 기소된 사람들의 형사재판 기록을 보면 증거가 서로에 대한 증언 정도밖에 없는 사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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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한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 중에는 학교장의 허가가 없으면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없다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포함입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잡혀갔습니다. 징역형에 제적까지 당했는데(70년대에 대학까지 간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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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인생을 그렇게 망가뜨린 잘못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아시나요? 기껏해야 유인물 10여장 배포, 광화문 근처 어디에서 구호를 외치며 300미터 행진, 이런 것입니다. 300미터 걸어 보세요. 광화문 광장보다 짧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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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하나가 그렇게 체포되면 집안은 순식간에 풍지박산납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모두가 똑같이 용감할 수 없지만 모두가 비겁하지도 않은 것이 세상입니다. 특히 용감했던 분들은 돌아가셨거나 지금까지도 싸우고 계시지요. 대부분은 그 사이 어딘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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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선배를 따라 길에 한 번 나가 본 대학생, 뭔가 너무 이상한 것 같아서 술 한 잔 마시고 식당에서 좀 큰 소리로 떠들었던 회사원, 어디서 들은 독재의 소문을 섣불리 밖에서 말했다가 휙 잡혀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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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일이 겨우 40년 전입니다. 반 세기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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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아주 많이 나아지지도 않았습니다. 오늘날 집회하다 전과자 되는 시민들이 대부분 무슨 법 위반으로 기소되는지 아시나요? 집시법이 아닙니다. 집시법이 애당초 집회의 자유를 보호하는 법이기도 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는 불법이기가 더 어렵습니다.

— 정소연 (@sy876) February 28, 2016

대부분은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로 기소됩니다. 집회를 해서 몇 천 명이 함께 도로를 막았으니 교통을 방해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죄목이 형법에 있기는 있습니다. 집회 한 번 하면 벌금 전과자 수백 명 금방 만듭니다. 당사자에게는 큰 압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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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집회에 참여했다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체포된 미성년자를 경찰서에서 자정 지나서야 데리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이 겨우 작년, 아니 이제 재작년 일입니다. 추후 수사 협조하겠다고 해도, 진술서 써도, 위에서 안 된다고 하면서 일단 잡아 놓습니다.

— 정소연 (@sy876) February 28, 2016

기소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 명이 참가한 집회에서 만 명한테 벌금 100만원을 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요. 하지만 "이게 경찰서에 잡혀 올 일일 줄 몰랐던" 사람들이 갑자기 구치소 철창 안에 갇히는 경험은 대단히 공포스럽고 위협적입니다.

— 정소연 (@sy876) February 28, 2016

조금 논점을 벗어난 이야기입니다만, 집회를 축제처럼 즐겁게 하면 된다든가 하는 나이브한 말에 제가 동조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잡고 싶으면 다 잡습니다. 풍선 들고 힐 신고 홍대 앞에 노란리본 하나 달고 나와봤던 사람도 잡힙니다.

— 정소연 (@sy876) February 28, 2016

집회의 양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노조등이 조직하는 큰 집회는 신고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고 동선도 잘 짜서 그 자체가 위법이 되기는 더 힘듭니다. 권력이 어떠한 목소리를 막고 싶으면 막을 수 있는가, 잡을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 정소연 (@sy876) February 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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