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꼴Monologue/2004-06-04

마지막으로 [b]

Mon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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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200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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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얻은 지식은 진리가 아닐 수는 있어도 적어도 진실이다.
이미 거대한 지식의 체계를 쌓아올린 문화 내에서는 간혹
이를 둘러싸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논의가 벌어지곤 하지만
결국 개념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사를 구분지어가면서 시작된 것일진저.
정신의 힘만을 추종하다가 한번 열병에 사람은 살과 피로 이루어진
생물이라는 사실에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하지만 자신에서 비롯된 새로운 생명과 맞닥드리는 출산만 할까.
자신이 알던 자신과 전혀 다른 자신을 발견하며 낯설어 하고
생명과 살림(생명을 키우고 살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일.
아이가 자기 몸 뿐만 아니라 엄마 역시 준비시키나 보다.
우린 거대한 살림 속에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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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가람, 개심사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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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만에 하루를 쉬었다. 해야만 하는 일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나름대로 모질어지기로 했다.
느지막하게까지 늦잠을 즐겼다. 오랜만에 긴장이 풀어져서인지 잠결에도 끙끙 앓는 내가 느껴졌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날 수 없었다. 그동안 어지간히 피로했던 모양이다.
서해안 고속도로로 들어서는 길머리를 한참을 찾아 헤맨 끝에 충남 서산 근처에 도착했다. 우연히 들리게 된 서산마애삼존불과 그 들머리에서 맛본 어죽 한 사발, 사진을 좋아하는 젊은 주인의 넉넉한 인심과 커피 한잔. 머리 위에 빛나는 햇살, 반짝이며 흘러가는 은빛 시내. 이 모든 축복들 가운데 아내와 함께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이런 호사스러움이 있다니! 서울에서 불과 두어 시간 거리에 이런 별천지가 나름의 시간을 경영하고 있는 것이다. 넉넉한 식사를 마치고 느긋에게 찾아나선 개심사. 이런 아름다움이 존재하고, 이런 수준의 안목이 전해져 내가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눈물나게 고마왔다. 우리의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미처 전수받지 못했던 문화의 유전이란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이런 아름다움들을 몸 속 깊숙이까지 새겼을 선배 사진가들 - 심 선배를 포함하여 - 에게 질투를 느꼈다. 아름다운 이름 - 해미海美 - 을 지닌 해미읍의 성, 해미읍성은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넉넉함과 평안함을 전했다. 어쩌면 충청도의 너그러움과 여유는 이런 곳에서 연유하는지도 몰랐다. 이런 장소들과 함께라면 지방 생활도 오히려 부유할 수 있겠다.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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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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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성, 해미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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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집일: 2004-6-10 10:58 a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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