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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의 우주원기둥형 우주정거장은 굉장히 흔한 소재이다. 대표적으로 건담시리즈의 주요 무대이라서 스페이스콜로니 하면 바로 오닐형 실린더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배명훈 작가는 이런 흔한 소재를 가지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우선, 콜로니가 회전하면서 발생시킨 원심력을 이용한 인공중력을 굉장히 잘 활용했다. 중심부로 갈 수록 무중력에 가깝게 되고 아래에 내려올 수록 지구중력에 가까워지는 설정은 너무나 당연했지만, 점점 변하는 중력을 달과 화성 중력이 적용되는 구간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그 출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더 나아가 중력의 변화에 따른 무용의 변화, 걸음걸이의 차이 등 설정을 굉장히 잘 활용했다.

또한, 회전 속도를 변화시켜 달의 중력이 적용되는 ‘달의 날’도 마련하는 등 본전을 제대로 뽑는다.

그리고 작지만 크고, 고립된 곳에서 형성된 권력과 문화에 대한 외삽도 굉장히 그럴 듯 했다. 비슷한 거대 자본을 가진 권력자에 대한 설정은 꽤 흔한데, 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알게되는 문화적인 차이와 거기에서 느끼게 되는 계급을 잘 그리고 있고, 한국 사회에서 교양을 갖춘 ‘갑’에 위치에 있는 사람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바로 구체적인 모습을 머릿속에 기를 수 있는 생생한 캐릭터가 그 외삽된 세계관에 기가 막히게 어울려서 감탄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와 아이디어가 주인공이 아니라 정말 배경에 불과하고, 거대한 서사가 자리 잡고 있어서 아이디어 위주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배명훈 작가의 소설 특유의 인물 관계가 얽힌 가운데 진행되는 이야기와 이를 초월하여 상관없이 흐르는 거대 서사가 잘 어울리는 장편이었다.-- Nyxity 2019-9-17 1:24 pm

p.s. 프롤로그의 짧은 이야기만으로도 확장하면 하드보일드 소설 소재로써 활용가능한데, 그냥 무시하고 거대한 이야기를 하는 점이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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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집일: 2019-9-17 1:24 p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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