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남부두의금순이는어디로갔을까

마지막으로 [b]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

온라인 서점으로 이동 ISBN:8982733426


사회社會를 인간의 조직화된 집단 생활이라 한다면 사회사란 이러한 인간집단에서 이뤄진 사고思考나 행위에 대한 탐구와 서술, 연구를 목표로 하는 분야사이다.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모든 역사를 사회사라 할수 있지만 좁은 의미의 사회사는 이중에서도 개인들과 집단들 서로간에 외연적으로 나타나는 제도, 규범, 조직, 관계 따위를 그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게 된다. 한편으로 이러한 외연 내부에 침작해있는 내면적 부분인 심성, 사상, 관념 따위를 다루는 분야사를 문화사라고 한다. (이것은 전통적인 분류법이다) 요즘에 와서는 역사학계에서도 '신문화사'라는 이름의 새로운 조류가 있어서 이 둘을 뛰어넘으려 하는데 세간에 유행하는 대중역사서들이 이에 해당한다. 음식의 역사, 성의 사회사, 신발의 문화사 등등... 역사인식의 양과 질적인 면의 증대라는 점에서 이는 개인적으로 환영하는 일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의욕적인 처음의 기세와는 달리 그 조류가 기성의 주류를 바꾸는데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으며 '재밌긴 한데 별로 남는 건 없군'이란 반응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거대담론에서의 탈피를 주장한 것도 그 원인이겠지만 일관되고 객관적인 틀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 많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에 비하면 이 책은 단순한 논리적 구성과 간단한 분석에 의존하고 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는 분명히 하고 있다. 더군다나 역사학 전공자가 아닌 대중문화 연구가인 저자는 역사상 나타난 대중가요들이 각 시대의 사회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 그 시대와 장소의 각계 사회구성원들이 대중가요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어렵지 않지만 핵심을 찌르며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특별히 신문화사에 대해 고찰한 끝에 이러한 서술방식을 택했다기보다는 대중문화라는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한 탐구동기에 충실하고 이를 일반대중과 어떻게 나눌 것인지 숙고한 끝에 술술 써내려 간 것 같다. (대중문화연구자라는 사람들의 태반도 메타언어로'만' 얘기한다는 점에서 일부 역사학자들과 다를바가 없다)

약간 아쉬운 점은 일반대중들에 대한 애정과 독재정권, 자본권력, 기성보수세력에 대한 냉소를 살짝 드러내면서도 '감추지' 않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그런 취향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들을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내가 김일성 주체사상을 싫어하는 것과 김일성의 항일유격활동을 평가하는 부분은 구분해서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가요사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냐고?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박정희 정권의 청년문화 탄압은 정권의 희생양으로만 보는 것은 두가지 우려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당대 정권의 관리인들이 가진 생각의 한계, 즉 시대적인 관념의 경직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탄압'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잘했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물론 혐오스런 것은 혐오스런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들까지 이해했을때라야 진정 대중가요사에 얾힌 우리 삶의 진실에 더 다가갈수 있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좋은 가요들을 알게 해주고 이를 통해 이전의 사실들, 나가서 현재의 사실들에 다가갈수 있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가요에 가요 이상의 힘과 생각이 깃들어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다.

인상깊은 구절: …<대중>이란 단어를 쓰면 남 얘기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 <나 자신>의 이야기예요. 우리 자신이 바로 대중가요를 부르고 즐기는 사람들이니까요. 말하자면 내가 좋아했던 노래를 분석해 보면, 바로 당시 내 모습이 보인다는 거죠, 그것도 아주 냉철하게. 당시 나의 사랑스웠던 부분, 유치했던 구석까지 모두 다 말례요. 그래서 대중가요를 본다는 건, 거울을 통해 나 자신을 보는 것, 내가 살아왔던 세상과 그때 그 삶의 모습을 반추하는 것, 그리고 나의 가족들이 살아온 세상을 들여다 보는 것이지요.… 출처: --- p.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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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집일: 2003-7-6 1:53 a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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