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의 상자 사랑

종이백에 이어 요새 새로이 상자에 꽂혔다.



근데 마지막 상자를 쓴 커크를 보면 건담 코스프레가 생각남

gundam

아쉽게도 오늘 분리수거일에 상자 다 버림.

무거운 짐

여행 다녀온 것이 벌써 먼 과거가 된 듯..

8월 5일 아내님 패북에서 인용.

동진님이 올해로 14년 회사를 다녀 안식휴가를 얻었다. 처음으로 휴가비도 조금 나왔다. 그래서 북유럽 여행을 다 예약하고, 코펜하겐에 가서 무얼 할지 나란히 누워 두런두런 얘기를 했다.

나: (동진님의 어깨를 토닥이며) 동진님 고생 했어요.

동진님: 으으응, 고생 아니예요.

나: 14년이나 회사 다니느라 고생 했어요.

동진님: 다 제이님을 위해서였다고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나: 잠깐, 어째서 제 어깨에 그렇게 무거운 짐을 올리는 거죠?! (급정색)

프렌치 로스팅의 나라

파리에 스페셜커피를 다루는 외국인 운영 카페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소개기사.

Giving the Paris Cafe Scene a Jolt – NYTimes.com

파리 가본 것이 벌써 10년전이라 가물가물한데, 커피는 그냥 보통이란 느낌이긴 했었다.

“We are trying to educate the public that coffee is exactly like wine,” Mr. Galhenage said. “It has its own taste and flavors that come from the region in which it is grown.”

사실 강배전한 원두를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추출하면, 산지별 미묘한 향의 차이 같은 것은 사라져버리고 지용성 물질의 에스프레소 특유의 향만 강하게 나게 된다.

그래서 요새는 city나 full city 정도의 배전이 많이 보인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시애틀 계열 커피집은 여전히 강배전의 경향을 보이고 있긴 하다.) 물론, 배전 정도에 따른 맛과 향의 변화는 취향의 문제이지 어느 쪽이 옳다는 문제는 아니다. 제대로 된 원두를 골라 제대로 배전하기만 한다면.

하지만 국내에서도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자가배전 커피집을 보면, 로스팅의 기술과 정성의 부족을 강배전으로 숨기려는 집도 상당히 많다. 특히 산미 강한 커피를 한국인이 별로 안 좋아한다는 핑계로 산지별 맛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강배전해버리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강배전 한다면 배연이라도 확실히 하던가.) 추출해보면 바로 티가 난다는 사실을 로스팅샵 주인은 알아야 한다. 맛은 속일 수 없다.

그런데 프랑스도 강배전 경향이 강한 나라인 듯.

He is scarcely the only hyper-caffeinated entrepreneur giving a stylish and flavorful jolt to the hidebound world of cookie-cutter Parisian cafes and their frequently over-roasted industrial espresso.

생각해보니 배전 정도를 표현할 때 프렌치 로스팅은 이탈리안 로스팅 바로 아래의 상당한 강배전을 나타내는 말이었다.(See also 커피의배전 : TheLibraryOfBabel)

Most are owned by expatriates or by French enthusiasts who discovered the intimate indie coffeehouse concept abroad.

유럽 전반의 외국인이 와서 멋진 카페를 낼 수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부럽다. 독일에 갔을 때는 구동독지역에 미국인들이 눌러앉아 아기자기한 카페를 열어 동네 명소가 된 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무튼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까페가 많아지는 것은 환영! 기사에 소개된 까페들을 방문해보고 싶다.(언제 또 빠리 가보나.)

평화로운 어느 주말에 벌어진 일


잠투정

아내님 페이스북에서 복사

늦은 아침을 먹고 있는데 옆에서 커크가 뀨우웅 뀨우웅 하고 운다. “커크-왜 그래?”하면 답이 없이 몸을 꾸물렁.

동진님: 커크 잠투정 하나보다.

제이: 응, 그런 것 같네요.

동진님: 커크~너 스무살인데 아직도 잠투정하면 어떡해?

제이: (흠칫 놀라 동진님을 본다.)

(눈이 마주침)

동진님: (…)

제이: …스무살 넘으면 잠투정 하면 안 돼요?

동진님: …돼, 돼요.

계속되는 종이백 사랑

주말 커크 at monologue에 이어서

커크의 종이백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운에 대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사나이, 프로중의 프로라는 수식이 붙는 고르고 13.

그의 대사는 1권을 제외하고는 거의 “용건을 듣지.”, “….”이 대부분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하면 당신과 같은 철저한 프로로써 성공할수 있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한 적이 있다.

g13

10%의 재능과 20%의 노력..
30%의 신중함… 나머지 40%는 운이겠지..

ゴルゴ13から?ぶプロ論 : 80年代後半~90年代前半を回顧するブログ

신중함이라고 의역한 것은 직역하면 겁쟁이 정도라 할 수 있다. (평소에도 그는 자신이 토끼처럼 겁쟁이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소리없이 등 뒤로 다가오는 사람을 조건반사적으로 공격하는 습관이 있다?)

고르고13이 사실 무게잡고 국제분쟁 사건을 테마로 삼는 경우가 많지만, 엄청나게 황당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헌데, 고르고13이 대답한 저 퍼센티지는 상당히 그럴듯하다.

신중함 30% < 운40% 은 당연하게 느낄지도 모르지만,
노력+재능 30% < 운40% 로 나와서 가장 중요하게 여길만한 노력과 재능을 합쳐도 운을 이길 수 없다.

쉽게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은 사실 생각이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어떤 부모밑에 태어나느냐 하나만이라도 인생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아내님이 소년사건 맡으신 것들을 들으면서 더욱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사실 내가 대학원까지 공부하고, 나름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것도 내 재능과 노력은 10%도 기여 안 했을 것이고 대부분 부모님 잘 만나서일 것이다. 즉, 운이다.

한국에 태어나서 일반적인 가정에 자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운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고르고13같은 프로중의 프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내님 패북에서 인용 (2014.11.20(목요일) 추가)

소년사건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던가?
올해 가정법원 국선보조인을 하고 있는데, 소년 사건들을 보면서 청소년 범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언론 등에서 청소년이 저지른 가혹범죄를 보면 어떻게 저런 나이에 저런 끔찍한 일을,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어쩌다 저렇게 되었을까, 저 지경이 되도록 어떻게 어떤 주위 어른과 사회의 보호도 받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무작정 선처해 달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아이들을 마주보면, 그리고 그 보호자나 보호자의 부재를 보면 선처해 달라 쓰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에서 없는 물건을 팔겠다고 사기나 친 파렴치한 소년”의 뒤에는 IMF로 무너진 가정, 한부모가 변호사를 마주할 힘조차 없을 만큼 몸이 부서지게 일해도 주변 아이들과 비슷한 옷 한 벌 살 수 없는 경제력이 있다. “출석 일수를 절반도 제대로 채우지 않고 학업에 불량하다가 가출하여 사고를 친 학생”의 뒤에는 학교에서의 괴롭힘이 있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 도망에 도망을 다니다 사고를 친 아이의 뒤에는 5분만 대화해 보아도 내 생각에도 저 집에 돌려보내면 애가 미쳐버릴 것 같은 부모가 있다.

그리고 가정이 보호하지 못하는 미성년자는 갈 곳이 없다.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또래의 아이들. 소년사건에서는 간단히 말하면 부모님이나 위탁위원에게 맡겨지는 1호처분부터 2년 소년원인 10호 처분까지의 보호처분이 있는데, 크게 보면 어쨌든 집으로 보내는 사회 내 처분과 보호시설로 가는 시설 내 처분으로 나뉜다. 시설에 가도 답이 없다. 그런데 사회 내 처분을 받아 집으로 돌아가도 별 수 없겠다 싶은 경우도 너무나 많다. 사회는 그다지 기회를 주지 않는다. ‘가정 내 결손(보통 부모의 이혼 혹은 별거)’이 있으면 이미 재범가능성에 가점이 붙는다.

물론 아청법 위반이나 작정한 교묘한 절도 같은 중한 사건도 가끔 있다(심지어 그마저도, 전체 맥락을 보면 가해자 소년도 불쌍한 마음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태반은 이게 대체 뭔가, 싶은 슬픈 일들이다. 중학생의 특수절도라고 하면 대단히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들린다. 수사기록에 앞으로 계속 특수절도로 기록이 남겠지. 내용을 보면 친구들과 너무 배가 고파 어디 가서 라면을 여섯 개 훔쳐 나눠 먹었는데 CCTV에 잡혀 수사에 들어갔다. 야간에 다수의 인원이 함께 물건을 훔쳤으니 특수절도가 맞긴 맞다. 겨우 중학생이 무면허운전을 했다고 하면 도로교통과 공공안전의 적 같겠지. 공원에서 오토바이 주인 아저씨가 그렇게 타 보고 싶으면 타 보라고 하여 애들끼리 오토바이로 공원 한 바퀴 돌았다. 1.5km. 이제 앞으로 이 소년은 수사기록조회에 무면허운전이 나올 것이다. 밤에 동네를 돌아다니다 남과 시비가 붙어 집단폭행을 했다. 와, 밤에 무서워서 길 다니겠나, 싶을지 모르나 들여다보면 아버지가 밤에 칼 들고 집에 와 어머니와 아이들을 때려댔다. 어디부터 소년의 책임인가. 사건 대부분 이런 식이다.

그러니 부모 보고, 아이 보고, 세상을 보고, 세상에 나온다고 무슨 수가 있으랴 하는 회의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선처하여 사회에서 한 번 더 기회를, 같은 상투적인 말을 상투적이지 않은 절실함을 담아 쓰게 되는 것이다.

소년단독 재판부 하나에 일 년에 사건이 만 건 정도 된다고 한다. 서울가정법원에만 소년사건 전담부가 3개 있으니 대충 3만 건이다.

아득하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이런 운의 작용은 무시하고 재능과 노력만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우리는, 인간은 큰 차이가 없다. 운의 차이가 클 뿐이다. 그리고 그 운에 따른 불평등을 제도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See also?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운이 더 중요한 이유 | ㅍㅍㅅㅅ -?

중산층에 대해

오늘 흥미로운 기사 두 개가 NYT에 있었다.

우선은 You Can’t Feed a Family With G.D.P. – NYTimes.com

GDP중가가 중산층 증가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This simple fact may be the most important thing to understand about today’s economy: Around 1999, growth in the United States economy stopped translating to growth in middle-class incomes. In the last 15 years, median income has been more or less flat while there was far sharper growth in, for example, per capita gross domestic product.

그 원인으로 흔이 얘기하듯이 기술 발전에 따른 고용없는 성장, 약해진 노조의 협상력과 함께, CEO와 금융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들에 대한 보수가 엄청 높아졌지만, 일반 노동자는 제자리 걸음이라는 점 등을 얘기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 분석은 아니겠지만, 이런 경향은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확실한 것은 중산층이 더욱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There are various potential reasons. Evolving technology favors those with the most advanced skills and allows companies to replace formerly middle-class workers with machines. Declining union power gives workers less power at the bargaining table over wages. Cultural norms have shifted such that top executives and financiers are paid much more compared with regular workers than they used to be.

대신 희망스럽게도 빈곤층은 줄고 있다.

The poverty rate fell to 14.5 percent, from 15 percent.

이 기사를 읽고 눈에 띈 기사가 이것이었다. ‘A National Admissions Office’ for Low-Income Strivers – NYTimes.com (하루 사이에 번역판이 올라왔다. 미국의 한 비영리 단체가 저소득층 학생들을 명문 대학에 보낸 비결 – NewsPeppermint)

고등학교 재학시절에 성적이 우수하지만 가난한 학생을 선발해서 원하는 대학에서 4년간 공부할 수 있는 장학금을 주는 재단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학입학후 심사를 통해서 주거나, 매년 심사해서 주는 방식이 아니라서 호응도 높고 효과적이라고한다. 희망적인 기사이긴 한데, 위 기사를 보고 난후에 이걸 보자 바로 걸리는 것이 있었다.

부자야 어차피 학비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고, 가난한 층은 이런 지원제도가 점점 더 갖춰져 나갈 것이지만, 중산층은 이런 것이 없어서 생돈으로 학비를 내야 한다. (한국의 로스쿨은 이미 이런 구조가 되었다.)

결국 중산층은 부모와 같은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 지불해야하는 금액이 가장 커지기 때문에 갈수록 힘들어지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역시 북유럽처럼 보편적인 복지가 답이 아닐까 싶어진다. 하지만 북유럽은 살기 편하고 소득기준으로 빈부격차가 적은 반면, 자산기준으로 보면 빈부격차가 어마어마해진다. 즉, 계급이 완전히 고정되어있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덴마크에 사는 지인으로 부터 잘못된 내용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경제성장자체가 전세계적으로 정체되고, 성장의 결과가 중산층에 돌아오지 않는 경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지금,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사회를 고쳐나가야 하는지 누군가는 고민을 해야할텐데..

2014. 09. 17. 추가 – 북유럽의 자산가치 기준 빈부격차가 크다는 부분에 대한 지인의 지적

잘 읽었다. 그런데 본문중에 북유럽 자산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사실과 좀 다르다. 한국에는 이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는데 통계에 대한 해석 오류다. 그것에 대한 덴마크 신문 아티클을 하나 첨부하고 요약해보면

http://www.information.dk/497228

1. 최근 피게티 책이 인기다. 그 책에 의하면 자산 불평등 지수가 어떤사회의 불평등을 측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2. 하지만 덴마크 내에서는 아직 자산에 대한 통계가 제대로 나와 있지 않고 시도도 되어 있지 않다.

3. 특히 덴마크 인들에게 가장 큰 자산인 연금이 자산으로 통계화 되어 있지 않고 andelsbolig (우리나라로 치면 반소유주택정도의 개념인데 아파트의 소유권은 개인에게 있지만 월세처럼 달마다 내는 비용이 있는 주거 형태입니다. 꽤 많은 덴마크인들이 이런 형태로 주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가 자산으로 잡히지 않았다.

4. 그리하여 상위 1%의 부자가 대부분의 부를 가진 것같은 통계를 보이게 된다.

5. 지금 정부차원에서 자산 분포에 대한 통계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내막이 있다. 예전에 자산 격차에 대해서 덴마크 친구들과 그 주제로 연구를 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 나온 신문기사를 친구가 포워딩해줬는데 바로 여기에 통계에 대한 오해가 있는 거 같다.

See also
당신은 중산층? 사라진 대한민국의 중산층을 찾습니다 – 중앙일보 뉴스

주말 커크

커크 사이즈에 딱 맞는 쇼핑백이 생겼다.

커크가 정말 마음에 들었는지 하루에도 몇번씩 들어간다. 쇼핑백에 들어간 상태에서 쇼핑백을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좋다고 골골골거리고.

주말 내내 쇼핑백 타고 놀았다.

See also 계속되는 종이백 사랑 at mono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