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치 미치루라는 일본의 만화가가 있다. 전혀 바뀌지 않는 주인공과 고교야구 소재를 자주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배경 장면을 통해 캐릭터의 미묘한 심리를 묘사한다는 칭찬을 받고있다. 일본 고교야구는 여름 고시엔 대회가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름에 대한 묘사가 그의 만화에는 언제나처럼 나왔다. 특히 장마기간의 비와 수국은 단골 소재였다.
어제 집에 와보니 수국 화분이 생겼었다. 장모님께서 낮에 가져다 놓으신 것이다.

장모님이 가져다 놓으신 수국
사실 어렸을 때는 수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활짝 필 때면 괜찮은데 아닐 경우 조금 화사하지 못한 느낌 때문이다. 하지만 아다치의 만화 때문에 어느새 비와 여름, 풋풋한 연애와 청춘이 연상이 되는, 좋아하는 꽃으로 변했다.
또한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추출할 때 신선한 커피의 경우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확 부풀어 오른다. 많은 일본 서적에서 이를 햄버거 상태라는 표현을 하는데 아는 분께서는 이를 수국 형태라고 묘사를 하셨다.

이제 수국은 뜨거운 청춘에다가 신선한 커피까지 연상이 되는 꽃으로 변한 것이다.
음악이나 미술은 나름 대상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가 높으면 즐길 수 있게되고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게된다. 하지만 그런 지식 뿐만
아니라 그에 얽힌 추억이나 연상되는 것에 따라 새로운 의미부여를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다. 생활 주면을 그런 것이 가득한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아직 새로 생긴 수국은 꽃이 다 피지 않아서 앞으로 활짝 피게될때가 기대가 된다.
P.S. 작년에 샀었던 수국 사진.

2009년의 수국
우와~ 이뻐요! 글구..저건 진짜 햄버거 같네..
조금만 물을 소홀히 줘도 시들시들해져서 좀 겁이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