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티 블루스

“케이스는 서울에서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공인된 의료 시설이건 그늘진 무허가 클리닉이건, 강남에서라면 가능할 거라고 말이다. 스프롤에서 흘러나온 온갖 신기술 범죄의 부산물들이 강남으로 모여들었다. 이미 강남이라는 이름은 장기이식, 신경 접합, 마이크로 생체공학과 동의어였다.

밤의 도시는 엉망이 된 사회적 진화론의 시험장과 닮았다. 실험장 전체의 구도는 마치 지루해진 연구자가 엄지손가락으로 계속해서 빨리 감기 버튼을 누루고 있는 것과 비슷했다. 서두르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가라앉아 버리고, 그렇다고 앞질렀다가는 암시장의 얇은 표면장력을 깨드려 버리는 것이다. 어느 쪽이건 사라져 버리긴 마찬가지이며, 기껏해야 레츠 같은 붙박이들의 기억에 희미하게 남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물론 턱뼈는 Jawbone 타워에 보존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거리에서 사업이란, 무의식 속에 끊임없이 울려 대는 콧노래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게으르거나, 부주의하거나, 우아함이 부족하다거나, 잊지 말아야 하는 복잡한 규약들을 어기는 날이면 그 대가로 떡뼈를 잃게 되는 법이다.”

(윌리엄 깁슨, 뉴로맨서 (김창규 옮김)를 토대로 각색)

Plastic surgeon in South Korea faces fine for making towers out of jawbone shards – ABC News (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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