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재밌는 인터뷰.
남성위주의 시각에 대한 일침. 사실 지금까지 디폴트가 남자였기 때문에 이 편견을 벗어나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
이 ‘안 보이는 여자’ 문제는 나중에 꼭 다루고 싶다. 사실 초기 인류 하면 떠올리는 사냥은 남자들의 행위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자 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 프레임 안에서는 ‘인류의 진화에서 주역은 남자였다’는 게 맞는 말이 된다. 민족지학적으로 보면 사냥은 대개 남자가 하고, 여자는 받아먹는다는 거잖나. ‘김치녀’ 개념이 벌써 거기서 나오는 거다.
진화론에 대해서도 창조론자/지적설계론자에 대한 일침.
‘진화’ 개념을 아직 낯설어하는 이들도 있다.
나도 크리스천이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이게 내 신앙에 배치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내가 오늘 왜 이 자리에 있는가’가 질문이라면 그것에 대한 몇 가지 가능한 대답이 있다. 약속을 잡았잖나? 지하철도 제대로 제 시간에 돌아다녔고. 하나님이 역사했기 때문에, 창세기 이전부터 마련된 플랜이었기 때문에. 사십 몇 년 전에 우리 부모님께서 모종의 행위를 하셨기 때문에. 정자와 난자가 만나 발육을 해서, 세포증식을 해서 앞다리가 삐죽, 뒷다리가 삐죽 해서 태어났기 때문에. 지금 내 심장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대답이 다 정답 아니겠나? 그러니까 이게 하나님의 뜻이라면 우리 부모님은 섹스를 한 게 아니야. 그렇게 택일할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진화론이 문제가 되는 건 여러 이야기가 있겠지만 알파고하고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뭔지는 모르지만 인간은 특별하고 싶고, 그냥 우연히 어쩌다 이렇게 온 게 아니라 의미를 갖고 있고 싶은데, 진화했다고 하면 이건 아닌 거 같은 거야. 알파고가 이긴 거 같은. 알파고가 인간 지능의 특별한 걸 가져간 거 같은 거다.
책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