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딸 것이다. 반드시

https://twitter.com/dromd/status/1189475045405413378?s=12

사람이 하는 일이 비싸면 로봇이 들어온다. 사람이 하는 일이 싸면 그냥 사람이 계속 한다.

영국은 인구가 줄어서 사람 값이 비싸지니까 증기기관이 나왔다. 동아시아는 쌀이 주식이 되면서 인구가 증가하자 사람값이 싸졌다.

심지어 가축을 안 쓰고 그냥 사람을 쓰기에 이른다.

로봇이나 AI가 발전하면, 양질의 중산층 일자리가 위험하고 엄청나게 많이 받는 굉장히 어려운 일과 엄청나게 싼 임금을 받는 일만 남게 될 거란 우울한 전망을 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농업에서 가축을 쓰다 사람을 썼지만, 현대에서는 역시 동아시아도 사람이 귀해져서 기계화로 넘어가고 있다.

농업에서 기계화의 끝판왕 하면 역시 미국인데, 미국에서도 기계화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추.

대학생때 농촌 봉사를 간 적이 있었는데, 고추를 따는 일이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어중간한 크기로 자라기 때문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따야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추도 별 차이가 없다.

고추부심이 강한 뉴멕시코는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추 수요는 충분한데,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힘든 것이다. 이민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는데, 농업에 종사하는 이민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

99% invisible 에서 이 이야기를 다뤘다.

일하러 왔다가 오후에 포기하고 가버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 고추농업 자체가 위기인 것이다.

“We hire people every year, citizens here that need a job, and, ‘Oh, I can do that’. They quit by noon. It’s too hard. It’s not the money. They don’t want to stoop over and pick chili, or hoe weeds. They won’t do it. I mean, I’m not going to do it. Are you?”

기계화가 그럼 답일텐데, 고추는 덤불 안에 자라고 줄기에 강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기계가 비집고 들어가서 따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서 여러 시도가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The successful crop automations of the past might make you think that the chili pepper is an outlier, a stubborn holdout against two centuries of agricultural and technological progress, but in fact, chili is just one of many crops that machines still can’t harvest as well as humans, if at all.

여기서 사람들은 포기를 하지 않는다.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어렵다면, 기계가 작업하기 좋게 작물을 개량하면 되잖아?”

This means if you want to automate a harvest, you can’t just find a great machine. You have to make your plants more standardized, like cars. So for the past five years, most of Stephanie’s work has been about breeding a whole new plant, one that is designed specifically to be picked by a machine.

곧 결실을 맺는다고 한다.

농업도 결국 비싸지는 일은 로봇이 하고, 싼 일은 인간이 하게 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SF가 인공지능에 관해 던지는 질문들

SF가 인공지능에 관해 던지는 질문들 | 창비주간논평

“인간이 기계에 지배당하는 날이 온 것일까?”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압승을 거둔 날 언론매체 곳곳에서 튀어나온 물음이다. 생각보다 얻을 게 많은 질문은 아니므로 일단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사람들은 왜 저런 질문을 던지는 걸까? 더 적절한 질문이 있는 건 아닐까?

배명훈님의 이 질문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부해질 대로 진부한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사실 인공지능보다,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인간의 모습이 사실과 다를지도 모른다는 것이 더 흥미롭다. 우리 자신을 모르기 때문에 저런 질문이 반복되는 것이 아닐까.

AI를 의인화해서 이해하려는 시도, 인간을 특별시 하는 인식. 이 모든 것이 과학이 발달하면 곧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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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인공지능, 그리고 우려에 대해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면서 AI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 나온다. 우리 일자리도 빼앗고 AI가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우린 알 수 없으니 어떻게 신뢰할 수 있냐는 등의 우려가 그것이다.

see also?왜 최근에 빌 게이츠, 엘론 머스크, 스티븐 호킹 등 많은 유명인들이 인공지능을 경계하라고 호소하는가? | coolspeed?

이와관련, 테드 창은 사고 실험을 해서 ‘인류 과학의 진화’라는 글을 남겼다. AI(메타인류)가 발달해서 인간의 지성을 뛰어넘는다면, 메타인류가 과학분야를 인간보다 저 멀리 앞서서 발견해 나가게 될 것이고 남겨진 인류는 그 결과물을 한 참 뒤에서 해석하게 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메타인류 과학이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것이 인류 연구자들에게 끼친 악영향 중 하나는 장래에 자신들이 과학에 대해 독창적인 공헌을 할 가능성은 이제 거의 없다는 사실을 그들이 깨달았다는 것이다. 연구자들 일부는 완전히 과학에서 손을 뗐지만, 뒤에 남은 사람들은 원래의 연구 분야에서 해석학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메타인류의 과학적 업적을 해석하는 학문 쪽으로.

…(중략)…

우리는 메타인류 과학의 성과에 위협을 느낄 필요는 없다. 메타인류의 존재를 가능케 한 여러 과학기술은 본래 인류에 의해 발명된 것이며, 그들은 우리보다 더 똑똑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 테드 창, 인류 과학의 진화(당신 인생의 이야기 중)

듀나는 더 나아 갔다.

만약 반혁명을 포기한다면 우리의 위치는 어떻게 될까? 우리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더 이상 능가할 수 없는 존재 밑에서 안존하며 새로운 존재 의미를 찾는 방법을 알게 될까?

이런 의문들로 편두통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나는 호텔 전망탑으로 올라가 역사 선생이 그토록 사랑하는 도시의 모습을 내려다본다. 마치 버스비 버클리의 댄서들처럼(그래, 나는 이제 그가 누구인지 안다) 치밀하고 아릅답게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들의 춤을 넋 놓은 채 보고 있노라면 나는 대충 해답을 알게 된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저들이 이룩한 업적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저 아름다운 기계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가 존재 이유를 잃고 도시의 틈 사이로 사라진다고 해도 후회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들의 앞길을 막는 부모보다 추한 것은 없다는 것을.

– 듀나, 기생 (태평양횡단특급중)

솔직히 말하면 내 심정도 이와 같다.

 

인공지능과 기계번역 그리고 인간의 언어생활

@jiman_yoon 님의 인용 포스팅.?인공지능의 개척자, Marvin Minsky의 부고 기사를 로봇에게 부탁했습니다??을 보고 떠올린 생각

지난 일요일 인공지능의 개척자, Marvin Minsky가 세상을 떠났다. Wired는 그의 부고 기사를 자동화된 뉴스 작성 로봇인 Wordsmith에게 써달라고 요청했다. 멋진 기획이다. Wordsmith가 쓴 그의 부고 기사를 구글 번역을 이용해서 옮겨본다. (h/t @Dev_Bono)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간 거의 완벽한 번역을 볼 수 있게 될 거라고 믿는다. 그 때가 되면 많은 이들이 다시 한번 마빈 민스키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일본의 오카다 토시오(aka 오타킹)는 인터넷에서 영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구글번역같은 기계번역이 발달하면, 영어의외의 언어구조가 기계번역에 친화적인 방식으로 변하지 않을까라고 추측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 인터넷이 언어생활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타당한 추측일 것 같기도 하다.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기계번역이 정말 자연스러워지는 것이 빠를까, 언어습관이 바뀌는 것이 빠를까. 아니면 둘 다일까.

See also?기계번역의미래 : TheLibraryOfBab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