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에 대하여

맥도날드 감자튀김을 좋아했다. 한국에 와서 주변에 맥도날드가 없어서 맥도날드의 감튀를 먹지 못했지만, 하교길 허름한 국산 햄버거집에서 ‘프렌치프라이를 케첩에 찍어먹기도 했다. (이것도 처음엔 어색했다. 일본에서는 프라이드포테이토라고 했고 캐첩을 안 줬다. 그래서 한국이 이상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일본이 이상한 것이었음.) 그래도 문득 맥도날드의 감튀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그러다 1988년 압구정동에 맥도날드가 생겼고 사람들이 줄을 서는 모습이 뉴스에 나왔다. 사실, 그때 좀 충격을 받았었다.

국내 맥도날드 1호점은 언제 어디있었을까?

‘아, 난 맥도날드가 없는 나라에서 살았구나. 그냥 내가 사는 주변에 맥도날드가 없는 줄 알았지. 근데 한국 1호점이 동네에 생기네.‘

맥도날드 감튀를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일본과 달리 캐첩도 준다!

하지만 어느새 맥도날드 감튀가 추억 만큼 맛있지가 않았다. 그냥 추억보정 때문인줄 알았는데, 심장마비로 가족을 잃은 사람이 소송을 해서 레서피가 바뀌었기 때문이란 것을 알았다.

Revisionist History Podcast: McDonald’s Broke My Heart

이렇게 감튀가 한 번 맛 없어졌는데, 또 다른 복병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배달이다. 감튀는 튀긴지 5분안에 먹어야 가장 맛있다고 한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달이 활발해지면서 이 감튀가 최상의 상태로 사람들에게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렇게 눅눅해진 감튀를 사람들이 먹게되면, 감튀 자체의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감자업자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Lamb Weston이라는 냉동감자 업체는 중국에서 배달업이 활발해지는 것을 보자, 곧 미국에서도 비슷한 바람이 불 것이라 예상했고, 감튀 자체의 수요가 줄 것을 우려했다.

사실, 미국에서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생겼을 때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다. 평균 20분 정도 후(집에 가져가서) 먹게되는데 역시 눅눅해진 감튀로 수요가 줄게 될 것을 우려한 업자는 연구개발을 통해 20분 정도는 바삭함을 유지하도록 겉에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었다.

이번엔 40분(배달업자가 여러 업소의 음식을 픽업해서 배달함으로)간 바삭함을 유지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분. 수분을 어떻게 안은 촉촉하고 겉은 바싹하게 유지할 수 있게 관리하는가가 관건이었다.

결국(기업비빌이라 자세히 공개는 인 했지만, 튀기는 과정에서 공기방울을 이용), 45분은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한 감튀를 개발해 내는데 성공했다. 아직 패스트푸드점이 도입은 안 하고 있는데 몇달 안에 도입될 전망이리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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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버거킹에서 (맥이 배달 안 되는 동네에 살게 되었다) 자주 배달해서 먹는데, 감튀를 볼 때마다 위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서 도입이 되어서 맛있는 감튀를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