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컴퓨팅의 재유행과 제프 호킨스

요새 아이패드프로나 서피스 등 펜으로 입력하는 모바일디바이스가 다시 각광을 받는데, 이런 제품의 선구자는 팜이었다. (뉴튼메시지패드는 가격이 너무 비쌌고, 다른 제품은 실용성이 꽝이었다.) 요새 팜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PDA라는 시장을 만들고, 석권했던 제품이다. 요즘의 아이폰이랄까.

개발자는 제프 호킨스. 당시 애플에서 뉴튼 메시지패드를 내놓자 전자회사에서 펜컴퓨터를 따라 출시하려고 했다. 그는 일본 카시오사의 의뢰로 제품을 개발하는데, 이런식으로 만들면 너무 느려져서(파워는 약한데 기능은 다 우겨넣으니. 특히 필기인식) 제대로 쓸 수 있는 제품이 안 된다고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원안대로 제품이 개발되었다. 물론 나오자마자 너무 느려터져서 쓸수있는 물건이 아니란 평을 받고 망했다.

제프 호킨스는 열받아서, 니네 간섭이 없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어! 라고 벤쳐케피털에 찾아가 토로, 투자를 받아서 생각했던 제품을 만든다. 그게 바로 파일럿.

그래피티라입력방식이라는 필기인식을 제한하여 속도와 정확도를 올리고, 적은 머신파워로 놀랄만큼 빠르고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어냈다. 개발과정에서 지인과 전화를 하면서 메모를 하는 과정을 실제 파이럿으로 해보면서 종이메모와 속도면에서 차이가 나는지를 실험해보기도 했다고 한다.

Palm Graffiti gestures.png
Palm Graffiti gestures“. Licensed under CC BY-SA 3.0 via Commons.

(한메한글, 한팁 등에서 한글그래피티앱을 만들어서 한글사용도 가능했었다.)

파이롯사 상표분쟁으로 팜파일럿으로 바꾸고, 제품이 히트쳐서 벤쳐규모로는 감당이 안되어 유에스로보틱스 → 3콤사로 팜컴퓨팅사는 팔려다니는 신세였지만, 제품은 계속 히트쳤다. (이과정에서 3콤은 단물만 쪽쪽 빼먹고 미래를 위한 대비를 안 했다.)

[전설의 명함교환 광고]

경쟁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CE를 탑재했던 PDA들. 훨씬더 하드웨어스펙은 높았지만, 옴니아를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윈도우CE는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OS가 아니었기에 팜은 승승장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팜용 어플리케이션개발자에게 윈도우CE용 어플을 만들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제프 호킨스는 사실 이런 IT제품을 만들려던 사람은 아니었고, 뇌과학자로, 계속 연구를 하기위해 돈 벌려고 팜컴퓨팅사를 설립, 잠시 개발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팜은 그의 손을 떠난 후 시대의 조류에 뒤쳐져서 망했다. (3콤 나쁜놈)

제프 호킨스는 그래서 뭐하냐면..

본래 목적대로 행복하게 뇌과학을 공부하면서 살고있음.

 

P.S. 카시오는 고집대로 만들어서 망한  Zoomer 이후, 윈도우CE를 탑재한 카시오페아라는 놈을 만들어서 팜과 경쟁하게 되기도 했다.

See also PilotingPalm : TheLibraryOfBabel

2009년

회사일로 정신없이 바빴다. 그랬더니 어느새 2009년이다. 아직 2008년이 익숙하지 않고 어색한 느낌이 가득한데 2009년에 또 적응해야 하다니.

회사일로 잠도 잘 못자는 기간동안 맥월드가 개최되었다. 17인채 맥북프로의 괴물같은 베터리 성능이 화제되고 iLife 09, iWork 09 의 새로운 기능도 멋진 듯 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iPhoto 09의 기능에 주목하게 되고 나머지는 그다지 관심이 안갔다.

맥으로 스위칭하면서 가장 불만이었던 것은 iPhoto였다. 조금만 사진이 많아지면 버벅거리고 편집이나 분류 등이 영 아니어서 Window에서 쓰던 Picasa가 그리웠다. 맥용으로 만들어달라고 징징거리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맥월드 개최전에 맥용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사이 아이포토가 무척 발전해서 저번 버전에서 추가된 Events 별 사진정리법이 나온 후부터는 Picasa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다.


이번 09버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Faces. 얼굴인식기능으로 사람별로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해준다. 그동안 일일이 키워드를 달아서 분류해야했던 귀찮은 일이 싹 사라졌고 Faces를 여러개 선택하여 스마트앨범 만드는 것도 그냥 드래그 앤 드랍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무척 마음에 들어서 어서 사용해 보고싶어졌다.

두번째 추가된 Places는 GPS기능 달린 카메라로 찍으면 사진에 Geotag정보가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자동으로 지도에 사진을 분류해주는 기능이다. 이것도 마음에 들긴하지만, 기존 사진을 일일이 다시 장소별 태깅을 해야할 것같은 생각이 들어서(iTunes의 id태그정리 노가다가 생각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조금은 불안(!)해지기도 하다.

하지만 여행사진을 앨범으로 만들때 무척 편리할 거란 생각이 든다. 이번에 추가된 포토북스 기능에도 이와관련된 테마기능이 생겼다.

그러고보니 작년에 여행사진을 정리해서 국내 인화서비스업체의 포토북 주문을 해봤다. 그랬더니..너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식이라 무척 실망을 했다. 결과물은 나름 만족하긴 했지만 그건 사진때문이었지,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니다.

결국 아이포토에서 편집을 한 사진집을 미국으로 주문했다. 다음 주 정도 되어야 집에 올 줄 알았더니 어제 집에가보니 와 있었다.

결과는? 디지털 사진인화의 한계를 역시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무척 만족스러웠다. 포장부터 애플스럽게 애플상자안에 포장해서 왔는데 편집했던 모습 그대로 실물이 생긴 그 느낌이었다. 환율과 배송비의 압박이 있지만, 국내 인화서비스의 정형화된 틀이 싫었기 때문에 앞으로 종종 이용할 생각이다. 결과물을 보고 결정하려 했던 다른 포토북도 주문하기로 했다.

피키사가 국내 론칭할때 찍스와 업무제휴로 인화서비스를 제공했었는데, 애플코리아도 좀 국내에서 아이포토에서 바로 인화주문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데… 그간 애코의 행보를 보면 보따리상 이상은 아니란 느낌이라..

Palm Pre도 이번 CES에서 발표되었다. 팜은 이제 몰락의 길만 남았고 더이상 기대할 것도 없어서 나와봤자..란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 작동되는 동영상을 보고 경악을 했다. 팜의 부활인가. 잡스복귀로 애플이 부활한 것 처럼, 이번 기회에 팜이 다시 부활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