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김자연성우교체

마지막으로 [b]

From 여성혐오

메갈4 티셔츠 모금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한 사실 관계 정리

1. 메갈4 티셔츠는 페이스북 소송 비용 마련을 위한 것이었음.

2. 그런데, 이 취지에 사람들이 크게 호응해서인지 목표금액을 크게 상회한 1억 가까운 모금이 성공 ( https://tumblbug.com/mersgall4새 창으로 열기 )

3. 그래서 남는 금액은 “1)성폭력, 가정폭력, 직장 내 성차별 등 각종 여성 폭력 문제로 법적 절차를 밟을 강력한 의사가 있으신 분 2)메갈리아 활동 중 법적 분쟁에 휘말리신 분들 3) (1) 혹은 (2)에 해당하시면서 여성인 분들 (부득이하게 성별 제한을 걸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사용하기로 공지했다.

4. 여기에 “2)메갈리아 활동 중 법적 분쟁에 휘말리신 분들” 때문에 악플러를 위해 사용된다고 오유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 문제삼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갈활동에 의한 법적 분쟁은 굉장히 범위가 넓다. 메갈 관련 여성혐오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몰카에 찍혀 남성커뮤니티에 조리돌림 당하고 품평당하며 모욕을 받은 사람도 있고 이분들도 현재 법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이다.

5. 그리고 “악플러를 지원할 수도 있다.”와 “악플러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다”는 완전히 다른 내용. 현 상태에서는 “그래 페이스북 소송하는데 모금한 돈 쓰라고. 그 이후에 나쁜데 쓰는지 지켜보겠다” 정도의 스탠스가 가장 적절할 듯 하지만 다들 ‘악플러를 위한 모금이다!’는 잘못된 프레이밍을 하고 있다.

6. 덧붙이자면, NPR기사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은 여성’위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성격상, 이를 공개하기는 무척 어려운 내용이다. (http://www.npr.org/sections/alltechconsidered/2016/07/29/487832991/south-korea-is-contending-with-a-gamergate-of-its-own-over-a-t-shirt새 창으로 열기)

7. 자 그럼, 이 주관단체인 메갈이 반사회성이 문제다! 라는 비판에 대해서. 이는 모금운동의 의의(페이스북의 편파성 시정)와 빙법은 적법한가?(의의와 사용용도 등 모두 공개하고 적법하게 진행)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하는 놈이 착한 놈이냐 나쁜 놈이냐만 보겠다는 뜻이다. 만약 정말 메갈이 반사회적이며 인류에 해악을 끼치는 단체(메갈이 정말 그런 조직적인 곳인가는 일단 제쳐두고..) 라 하더라도 티셔츠를 통한 모금의 의의와 방법이 적절하다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가? 그냥 페이스북의 편파성을 시정하고, 법적인 도움이 필요한 여성이 도움 받는 것으로 끝난다. 뭐가 문제지???? -- Nyxity 2016-7-31 8:35 pm

위 글에 의견달기

1. 넥슨 성우교체
2. 관련 팩트 정리
3. 지지선언
4. 넥슨 직원 권고 사직
5. 서브컬처에 대한 메갈검열
6. 메갈에 대한 논란?
7. 페미니즘 전쟁
8. 기타
9. 관련 해시테그 타임라인
10. 의견 남기기

[edit]1. 넥슨 성우교체

[한 장의 페미니즘으로 세상과 맞서다 :: 텀블벅]새 창으로 열기 - 티셔츠 판매 텀블벅 페이지

김자연 성우님의 트윗


"난 영웅 필요 없어. 친구가 필요하지"
티셔츠 인증하면서 인용한 대사가 바로 그 김자연 성우가 녹음한 대사였다길래 찾아옴 pic.twitter.com/smuCH3IPg6

— 미자 (@mizasquare) July 19, 2016

[속보] 티나 음성 없음 pic.twitter.com/fFx1MHnuaQ

— 신기린#3233 (@kirinnew) July 21, 2016


관련기사
“해당 성우가 ‘메갈리아를 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유저들을 자극할 만한 트윗을 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우리로서는 게임을 하는 이용자들의 동향에 민감하게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 티셔츠는 ‘여성혐오에 대한 혐오(여혐혐)’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가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판매한 것으로, 메갈리아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두 차례 삭제 처분을 받은 것에 반발하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용도였다. 메갈리아 티셔츠에는 ‘소녀들에겐 왕자가 필요치 않다(Girls do not need a prince)’는 문구가 담겨있었다.
한편, 넥슨은 앞서 자회사 넥슨GT에서 내놓은 ‘서든어택2’로 여성 캐릭터의 노출을 강조하고 성적 대상화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13일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가 서든어택2의 과도한 성적 노출과 성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앙시평]새 창으로 열기 이제 들리기 시작했을 뿐이다]

견디다 못한 일군의 젊은 여성이 모여 남성에 대한 폭력적 언사를 구사하기 시작하자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메갈리아에 대한 거센 비난은 역설적이게도 남성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폭력적 표현이 동원되고야 한국 사회는 여성들의 억눌린 목소리가 매우 충격적인 방식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겨우 깨닫고 있는 것이다


외신보도

[edit]2. 관련 팩트 정리

그렇게 좋아하는 팩트만 가지고 이야기해보자.
1. 김자연 성우가 참여한 모금과 인증 티셔츠는 저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메갈 홈피와 크게 관련 없고 활동 방향도 다름.메갈 홈피에서 마인드c나 낣년한테 고소당한애들 변호비용으로 준비하기는 했는데 안 썼음.

— 드을코옹 (@Vetch01) July 19, 2016

2. 모금을 진행한 메갈4 운영자가 남혐글을 적었다는데 도리어 그 글은(ㄴㅁ위키 참조) 메갈홈피의 문제(오로지 남혐)가 되는 부분을 지적하기 위해 적은 글에서 나온 부분이며 개인적인 생각 등은 캠페인 참여한 이들이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음.

— 드을코옹 (@Vetch01) July 19, 2016

3. 티셔츠와 모금 참여로 보면 남자들이 거품물고 있는 남혐 부분으로 김자연 성우를 엮을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것임. 그럼 성우분이 메갈 홈피를 하고 남혐 글을 적기라도 했느냐? 그것만 남음.

— 드을코옹 (@Vetch01) July 19, 2016

4. 성우분 본인이 메갈리아 홈피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미소지니에 반대하고 링크글을 읽어봤고 미러링으로 욕먹는다 정도 안다고 밝힘. 그래서? 이게 메갈 했다 남혐했다 아무런 증거도 물증도 없음. 그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거 뿐임.

— 드을코옹 (@Vetch01) July 19, 2016

5. 지금 발광하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주장하는건 '메갈 애들이 쓰는 미소지니나 페미니즘 단어를 김자연 성우가 쓴다 고로 메갈이다' 이거임. 머리에 똥만 참. 메갈을 했냐 안했냐 이걸로 일감을 자르는 것도 부당한데 당사자가 메갈 했는지도 증거가 없음.

— 드을코옹 (@Vetch01) July 19, 2016

6. 결론적으로 김자연 성우는 오로지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과 지지를 밝혔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일감을 잃었음.

— 드을코옹 (@Vetch01) July 19, 2016

어휴 메퇘지가 지금 남자들이 주장하는 메갈리아의 <범죄>에 대한 FACT를 알려줄게.
1. 625고기파티 비하사건-위안부 할머님보고 원조 원정녀, 성매매녀라고 비하한 걸 미러링
2. 몰카공유사건-남초에서 몰카공유해달라고 리플로 이메일 쓰는거 미러링

— GOD 김치女 (@heroskimchi) July 21, 2016

실제로 존재하는 이메일들도 아니었고 몰카가 실제로 존재하는 영상도 아니었음
3. 독극물살인미수사건- 지금도 피임약으로 여성들이 죽어가고 있음에도 지네들이 뭘안다고 남자들이 피임약은 몸에 해롭지 않고 건강에 도움되라고 맨스플레인하길래

— GOD 김치女 (@heroskimchi) July 21, 2016

몸에 무해하고 건강에도 좋은 피임약을 커피에 한번 싸서 드셔보세요라고 한 거?
4. 아동폭행-남초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아동성애글 똑같이 패러디한것일 뿐 실제로 성폭행하거나 폭행한 사례 없음
5. 마인드C, 낢 사건-무혐의

— GOD 김치女 (@heroskimchi) July 21, 2016

6. 성기 자르는 사진 올라옴-태초에 메르스 갤러리부터 꾸준하게 낙태된 태아짤 올리면서 테러하던 남자들이 있었음. 소라넷에선 보지에 칼꽂은 사진이 올라왔고. 성기 자르는 그림/사진은 실제도 아니고 연출인데 증맬 좆들좆들하시네요.

— GOD 김치女 (@heroskimchi) July 21, 2016

7. 남자 화장실에 스티커 붙이고 인증한 사건-남자 메갈러가 했던 행동이고 스티커는 여자의 몸은 여자가 결정한다 뭐그런 너네가 좋아하는 온건페미슬로건이었음. 놀랍게도 메갈러중엔 남자도 있단다.

— GOD 김치女 (@heroskimchi) July 21, 2016

미러링 단어가 이해 안되면 패러디,풍자,유머라고 이해해라. 어휴 남자는 이성적 여자는 감성적이라더니 이성은 어디에 갖다팔아버리고 이렇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냐. 너무 온실속에서 자란 티 내지마라.

— GOD 김치女 (@heroskimchi) July 21, 2016


See also 여혐러단골레파토리FAQ

[edit]3. 지지선언

[웹툰 작가들이 김자연 성우에 지지의 뜻을 전하다 (트윗모음)]새 창으로 열기

넥슨이 이토록 신속하게 '고객불만'에 대응하는 모습은 게임업계에 몸담았을 때부터 이제까지 본 적이 없네요ㅋ 뭐 유저도 한번 짤라보시죠. 아니, 제발 짤라주세요.#넥슨_보이콧#김자연성우를_지지합니다 pic.twitter.com/UiCgIrrAsZ

— Kim Wan (@panzerwind) July 19, 2016

[김완 번역자님과 관련하여 알립니다 : 네이버 카페]새 창으로 열기
김완 역자님은 편집부 내부 사정으로 인해 《성검의 블랙스미스》 16권을 마지막으로 J노블과는 당분간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출간된 《절대적 고독자》를 비롯하여 앞으로 출간될 《소드 아트 온라인》, 《액셀 월드》, 《건 게일 온라인》 등의 타이틀도 다른 역자분들께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번역자 교체는 이번 이슈와는 무관한 결정이며 편집부 내부 사정으로 지난 5월 18일에 결정된 사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라며 더불어 게시판에서의 지나친 비난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edit]4. 넥슨 직원 권고 사직

이게 권고사직 사유로서 '고객님의 소중한 정보를 유출'하고 '게임 유저들을 모욕'한 일에 해당한다고. 판단은 각자의 몫일지 모르나 나는 부당하다고 생각함. pic.twitter.com/Xsk30ypyO4

— temporain (@tempo_rain) July 22, 2016

페미니즘의 지지나 공감 여부, 또는 메갈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자기하고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 신상 조사해서 직장에 "그 사람은 이런 사상을 갖고 있다"라고 알리는게 과연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일인가요?

— 김윤상 (Albert YS Kim) (@lifedefrager) July 22, 2016

[edit]5. 서브컬처에 대한 메갈검열

진짜 문제는 "미러링"의 정당성 따위가 아니다. 이미 '페미나치'라는 단어에 대한 문제 의식없이 무분별하게 통용되는 풍토에서, "미러링"에 대한 정당성은 메갈의 도덕성을 문제 삼아 공격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혐오를 우려하기 때문에 메갈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페미니즘을 반사회적 집단으로 포장하기 위해 메갈의 도덕성을 언급하는 것 뿐이다.

오히려 그들은 메갈에게 급진주의 라는 이미지를 부여하고 '나치'와 '이슬람국가'의 이미지를 이에 결부시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를 가할 대의명분을 생산하는데 이용한다. 물론 그들에게 나치와 이슬람 국가의 행보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페미니즘에 대해 맹목적인 증오를 반증하는 선동의 어휘로 사용할 뿐이다.


[담론 사라진 문화판에 자기중심적 소비자만 남았네 - 경향신문]새 창으로 열기
‘넥슨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메갈리아 논란’에는 여성혐오뿐 아니라 창작자와 소비자와의 관계 문제가 놓여 있다. 성우 김자연을 지지하고, 그녀와의 계약을 해지한 넥슨을 비판하는 창작자들을 비난하는 이들은 자신이 작품을 그간 계속 본 ‘독자’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을 보기 위해 돈도 꾸준히 지출한 ‘소비자’임을 강조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창작자가 만든 작품에 많은 애정을 드러냈지만, 창작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자세를 보인 것에 상처를 받았다며 ‘독자를 무시하는 판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자신들의 공격을 정당화한다.
물론 창작자와 향유자 사이의 관계성을 고민하는 시도도 없었다. 오로지 각 창작자나 연구자 개인의 차원에서 이야기되었을 뿐이다. 이렇게 담론과 비평이 사라진 공간에서 판 자체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게임개발자연대를 제외하면 한국 서브컬처계의 단체들은 이렇다 할 이야기를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있다. 규제 사안이 조금이라도 언급되면 즉각적으로 성명을 발표해 대응하던 모습과 천양지차다.

‘표현의 자유’와 ‘시장의 성장’만을 강조한 자세가 역설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물론 시장의 존립 자체를 위협받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은 셈이다. 너무 늦은 성찰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담론을 만들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궁극적인 문제 해결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저 만화가를 잘라라”…파시즘 막는다는 파시즘 - 경향신문]새 창으로 열기
서브컬처계에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메갈리아라는 유령이다. 만화, 게임, 음악 등 분야를 막론하고 ‘메갈리아’와 연관되면 극단주의자로 몰리며 독자의 질타를 받고 있다. 급기야 검열을 찬성한다는 예스컷(YES CUT) 운동이 등장했다. 예스컷의 모토는 “창작은 권력이 아니다”이다. 팬들을 기만하고 극단적 혐오사이트를 지지하는 문화예술인의 경우 연재 중단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정부가 아닌 팬들이, 특히 ‘표현의 자유’ 이슈에서 작가들을 지지해주던 소비자들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검열 찬성 운동에 문화예술계는 충격을 받고 있다.
하장호 예술인소셜유니온 사무처장은 “메갈리아의 표현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사상, 종교 등의 여부를 떠나 차별받지 않은 것은 민주사회에서 노동의 기본적 권리인데, 직장에 속해서 노동법을 적용받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계약 관계로 이뤄지는 문화예술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보호가 척박하다”고 말했다. 하 사무처장은 “이런 관점에서 문화예술과 관련한 정책적 의제들이 나와야 하고, 정의당 문예위의 논평이 출발점이 되기를 바랬는데, 메갈리아에 대한 당원들의 반응에 지도부마저 몰입해 문제의식 자체가 거론되지 못했다. 결국 정의당 지도부의 몰이해로 기회가 날아간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상민 평론가는 “다양한 의견을 묵살하고 한 가지 의견만을 강요하는 ‘판’에서 다양한 예술작품이 나올 수 없다”며 “결국 판이 위축되거나 다양성이 사라지면 향유자들마저 설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스컷, 우리가 퇴화할 것이라는 징후 ize]새 창으로 열기

과격한 페미니즘이 자신들을 나쁜 놈으로 낙인찍고 좋아하는 콘텐츠를 검열하고 몰아내는 것이 문제라고 여긴다면, 그에 대한 대항으로 판 전체를 적으로 낙인찍고 공권력 검열을 불러오자는 괴상한 거울상이 되어서는 안 될 노릇이다. 나쁜 발언들을 고스란히 흉내 내자는 속칭 미러링 방법론이 맥락을 잃고 오히려 혐오를 부추겼다며 메갈리아 등지의 페미니즘 전법을 비판하는 이들이라면, 더욱 취해서는 안 될 방식이다.
하지만 분노의 기반이 된 문제 자체를 해결해낼 수 있도록 분노의 대상을 정밀하게 가다듬고 분노의 방식을 조율하는 것은 대체로 매우 어렵다. 실제 이뤄진 개별 행동과 그 세부 맥락보다는 편의적으로 단순화한 진영 구도로 상대를 낙인찍는 것, 일으킨 문제의 크기에 비례하기보다는 어쨌든 최대한도로 응징을 원하는 것, 무엇보다 당장의 응징 실현에 몰입하여 사회적 명분이나 판단의 일관성을 잃는 것이 훨씬 쉽고 시원하고 편하다. 쉽고 시원한 정의감을 갈구할 때, 일상적인 성차별에서 탄생한 정당한 분노의 페미니즘 행동에서조차도 아무렇게나 여혐 딱지 붙이기에 도취되며 성소수자 인권 침해를 가벼이 여기는 극단이 생겨난다. 쉽고 시원한 정의감을 갈구할 때, 여성 인권을 응원하는 모습만 보여도 ‘일베와 똑같은 메갈’으로 낙인찍어놓고 자백을 강요하며 밥줄을 위협한다. 쉽고 시원한 정의감을 갈구할 때, 계층 차이가 신분 차이로 굳어버린 듯한 갑갑한 사회현실에 대한 개혁 참여보다는 내게 모욕감을 준 만화가들의 좌판을 뒤엎는다.
['진정한' 페미니스트 안 합니다 | 홍승은]새 창으로 열기
그 친구는 "메갈리아의 폭력성이 염려스럽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니까 너도 불편한 게 있을 것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메갈리아가 뭘 했는데?"라고 물었고, 친구는 딱 봐도 나무위키를 습득하고 띄엄띄엄 편집한 사건들을 나열하며 이런 폭력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기도 잘 몰라서 몇 가지 자료를 보고 생각한 것들이며, 그래서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에게도 묻는다고 덧붙였다. 나는 친구에게 "나도 어느 부분에서 반성은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이 정도까지 염려하고 공격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네가 사안에 대한 단편적 해석이 아니라 조금 더 시간 내서 깊이 공부하고 알아 가면 좋겠어. 안 그러면 그 사안에 대한 판단도 결국 기울어진 정보와 관념을 기반으로 결정 내릴 수밖에 없으니까."라고 말하고 책 몇 권과 좋은 칼럼을 소개해줬다. 다행히 친구는 자신이 조금 더 공부하고 알아가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래서 몇 안 되는 내 남자친구 중 한 명이다..)
진정한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단 하나 혹은 메갈리아와 메갈리아 아닌 것 정도로만 나뉜 게 아니다. 한 사람의 정체성도 페미니스트 혹은 메갈리안이라는 하나로만 형성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쉽게 "너는 진정한 페미니즘을 하고 있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각자의 삶을 자유롭게 하는 개개인의 페미니즘이 있으며, 정치적 사안에 따라 협력하거나 투쟁하며 그 속에서 끊임없이 자정하고, 의지에 따라 누군가와 화합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며 살아갈 수 있을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페미니스트가 세상의 구원자요 천사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존재는 아니니까. 나는 누군가가 허락하는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될 생각이 없다. 이것은 나도 모르게 가하는 폭력을 성찰하지 않겠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의 거부이다. 나는 내 존재 자체로 자유로워지고 싶고,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 자유롭길 바랄 뿐이다.
[진중권의 새論 새評 : 나도 메갈리안이다 - 매일신문]새 창으로 열기
메갈에서 미러링으로 던지는 남성 혐오에 발끈하는 남자들이 깨달아야 할 것은, 대한민국 여성들은 그들을 그토록 발끈하게 만든 그런 류의 발언들, 아니 그 이상의 험악한 발언들을 지금까지 늘 들어왔으며,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듣고 있으며, 앞으로도 평생 듣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발언들은 그들의 어머니가 평생 듣고 살았던 것이자, 나아가 그들의 딸들이 평생 듣고 살아야 할 것이기도 하다.
성우도, 가수도, 이제 SNS로 제 생각을 말할 수 없게 됐다. 기업체에서는 아예 작가들에게 SNS 활동으로 물의를 일으킬 경우 계약 위반으로 간주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누가 대한민국을 저 남근 다발이 무서워 말도 못 하는 나라로 만들었을까? 이들의 정신과 감성이 일베랑 뭐가 다른가?

나 같은 ‘한남충’ ‘개저씨’의 눈으로 봐도 너무들 한다. 이제야 메갈리안의 행태가 이해가 될 정도다. 듣자 하니 이들이 자기와 견해가 다른 웹툰 작가들의 살생부까지 만들어 돌렸단다. 그 살생부에 아직 자리가 남아 있으면 내 이름도 넣어주기 바란다. 메갈리안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빌어먹을 상황은 나로 하여금 그 비열한 자들의 집단을 향해 이렇게 외치게 만든다. “나도 메갈리안이다.”

[[진중권의 새論 새評]새 창으로 열기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흉하니? - 매일신문]
메갈리언을 공격하던 이들은 당혹스러울 게다. 우리 편이라 믿었던 진보언론에서 메갈리아의 편을 들어주고, 적이라 생각했던 일베에서 외려 자기들 편을 들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머리에 뇌라는 게 담겨 있다면 이 괴상한 ‘남성연대’의 상황을 보고 한 번쯤 이런 의심을 해볼 게다. ‘혹시 내가 그동안 뭔가 잘못 생각해 온 건 아닐까?’

일베-디시-엠팍-오유가 ‘하나’가 된 것이 어디 우연의 일치이겠는가? 이번 사태는 정치적 진보성향의 커뮤니티 남성들도 여성문제에 관한 한 결국 일베와 다르지 않다는 불편한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럼에도 남초 커뮤니티들은 자신들이 일베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을 게다.

자기가 뭔 짓을 했는지도 모른 채 공주 구하는 왕자 노릇을 하려 한 게다. 이래서 ‘미러링’이 필요하다. 말로 하면 못 알아들으니 여성들이 그 앞에 거울을 갖다 놓은 것이다. 귀두만 민감한 단세포들은 포기하더라도, 최소한 뇌가 기능하는 남성들은 그 거울에 비친 흉한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볼 게다.

혐오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 여성혐오가 문제가 되는 것은, 표현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표현이 여성에 대한 차별`폭력`성폭행 등으로 이어질 구체적 위험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들의 미러링이 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들이 어디 소라넷처럼 메갈에 모여 강간 모의를 하던가. 아니면 발 앞에 담배꽁초 버렸다고 남자를 칼로 찌르던가.

거울 속 영상이 그렇게 보기 싫은가? 그럼 그 앞에 선 자들이 표정을 예쁘게 지을 일이지, 거울을 깰 일이 아니다. 거울은 거짓말을 못 한다.

[메갈리아, 인터넷 티셔츠 - 경향신문]새 창으로 열기

그들은 누구이기에 진보정당마저 쩔쩔매게 할 정도로 강력한가. 정치적 관점에서는 극과 극인 일베와 오유 커뮤니티는 왜 메갈리아에 맞서는 강력한 남성연대를 구축했을까. 넥슨 사건부터 ‘예스컷’ 캠페인까지 걸린 기간은 10일 남짓이었다.

무엇이 이 광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일까. 무엇이 티셔츠 입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까. 성찰이 수반되지 않는 정보는 사람들을 빠른 결론으로 이끈다. 그런데 모두가 동의하는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없듯이, 합리적 근거가 취약한 의견은 그것이 올바르다고 해도 공동체를 파괴하는 경향을 갖는다.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이끈다.

메갈리아를 단순한 막말집단으로 두들겨 남성 기득권 체제를 유지하려는 그들은 스스로를 스마트폰섬에 유배시킨 채 일부 사용자들의 미러링에 의한 극단적 표현 수위만을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삼는다.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부족’은 다원주의나 합리적 근거 대신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방향으로 돌진한다.

[edit]6. 메갈에 대한 논란?

[“메갈리아는 일베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유일한 당사자” : 여성 : 사회 : 뉴스 : 한겨레]새 창으로 열기
그러나 메갈리아의 전략은 그들이 의도(인지)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일반적인 의미의 미러링이 아니었다. 일단, ‘메갈리아’의 뜻 자체가 노르웨이의 여성주의 작가 게르드 브란텐베르그의 가상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메르스 갤러리’의 합성어다. 처음부터 이들은 그간 인터넷에서 남성의 세계와 언어를 지켜본 경험을 살려 그들 문화 속에 들어가, 나도 그 입장이 되어 보자는 게임에서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남성들도 겪어봐라”가 아니라 “우리도 그래 보면 저들이 어떻게 나올까”의 의미가 강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목적은 대사회적 발언이나 구체적인 성차별의 피해여성 ‘구제’가 아니다. 지금 일부 메갈리안들의 미러링 언어는, 남자들 입장에서는 원래부터 자유롭게 했던 말들이다. 거듭 강조하면, 이제까지 남성의 여성에 대한 혐오를 돌려준다기보다는, 여성이 남성과 똑같은 언어를 사용할 때 사회의 반응, 그 자체를 여성운동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꽃뱀”에 대해 “좆뱀”, “김치녀”에 대해 “씹치남”, “맘충”에 대해 “한남충”(한국남자蟲) 등이 그것이다.
메갈리아 활동에 대해 “여자 일베”라는 입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다”는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연히 미러링은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할 필요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 이것은 메갈리아의 잘못도 실패도 아니다. 미러링이 성공하려면 성차별 현실을 인정하고 서로의 경험과 언어, 사회적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갑’인 남성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이미 가부장제 사회가 아니다.
대다수 한국 남성들은 규범적으로는 혹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여성차별에 반대하고 양성은 평등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성차별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며 사회 구조적 제도로서 성차별의 심각성과 광범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 여성문제는 언제나 ‘사소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여성운동에 대해서도 운동의 방법 등을 문제 삼아 실제로는 방관하거나 불편한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차별에도 반대하고, 메갈리아에도 반대한다’는 이중적 언설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일반인, 학계, 정치권, 시민사회 다 마찬가지다. 학문이 발전할 리 없다. 타자에 대한 인식이 없는데 어떻게 앎이 가능하겠는가.
남성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자기 행동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지적을 받거나 법적 처벌을 겪으면, ‘가해자의 피해의식’으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남성이 받는 대부분의 상처는 남성과 남성의 계급 차이 때문이다. 어쨌든, 이마저도 여성의 감정노동을 구입해서 해결하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말을 독점하는 사회. 이보다 끔찍한 공동체는 없다. 그래서일까. 여성이 술을 마시면 주로 울거나 신세한탄을 하는데, 남성은 일선 경찰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인 주취 폭력을 행사한다. “내가 누군지 알아!”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묻는다. 그것은 자기를 알고 싶은 무의식적 소망일지도 모른다.

노혜경씨의 메갈인증
여기에 대응하여 각종 게시판이나 담벼락에서 글쓰는 남성들이 구사하는 수법은 참으로 언제나 치사할 정도로 똑같다.

"진정한 페미니스트는...", "너는 아니지만 꼴페미들이....", 라는 식으로 주체를 규정지어주고, 즉 일단 분할해주고 말하거나.,

메갈들의 이러저러한 말은 나쁘다, 틀렸다, 라고, 딱 그 말만 놓고 보면 분명 문제인 말들을 가지고 온다.

이게 왜 문제인가 하면, 호명하는 권력, 대화주제를 특정하는 권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욕구 자체가 메갈이 타도하고자 하는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년들아, 청년들아. 너희들이 맞써 싸워야 하는 건 메갈들이 말하는 내용을 몸소 실천하여 여성들을 괴롭힌 그 어른 남자들이지 메갈리안들이 아니야. 알고 보면 너희들이 피해자야. 어른 남자들이 몸소 실천해온 각종 성폭력과 성차별 때문에 너희들 또래 여성들은 결혼도 연애도 싫다잖니? 그런데 그걸, 너희 젊은 여자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어, 라고 백날 말해봐라. 니들도 더 나이들면 저따위 짓을 하고 살고 싶다는 소리로밖에 안들려.
일베 아니라도 인생도처에 쓰레기같은 남성들의 언행은 제지받지 않고 넘쳐난다. 하다못해 영화에서도, 가정폭력 현장의 남성들도, 지하철 안 어버이연합 영감님도, 즉, 남성하위문화에서 언제나 발견되는 폭력성을 한데 모아놓은 곳이 일베라고 한다면, 일베는 없어져도 단지 분산될 뿐이지만.

메갈은 그에 필적할 만한 여성사이트가 또 있나? 여성들은, 자리 깔아줘도 기껏해야 욕쟁이 할매가 하한선이기 쉽다. 나는 메갈이 욕을 하고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싫지 않다. 미러링이 심하다고 느낄 때가 있어도, 들은 만큼 말하겠다는 것에 대해 뭐라고하기 싫다. 나보고 하라면야,. 못하지만. 그렇기에 더 마음에 든다.

그런거 저런거 다 제끼고,

메갈이 없었다면, 여성은 결곱고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저항의 언어에 머무르라는, 허용의 좁은 범주에 머무르고 말 일 아닌가?


['메갈' 린치하는 자들, 여혐은 왜 보고만 있었나 - 오마이뉴스]새 창으로 열기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메갈리아'라는 정체성은 그 주체성이 없다. 부여받은 정체성이다. 이 모호한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는 이들은 무엇이 페미니즘이고 무엇이 '메갈'인지 심도 있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메갈로 '통칭'할 뿐이다. 그리고 이 통칭에 의해 누군가는 목소리를 잃었고 누군가는 '사이버 린치'를 당하고 있다.

일베는 그 존재를 드러내는 것을 취사선택 할 수 있다. 그러나 메갈도 그럴까? 티셔츠가 예뻐서 샀든, 메갈리아4 페이지의 펀딩 취지에 동의해서 샀든, 아니면 정말로 '메갈리아'의 정체성을 갖고 있어서 샀든. 모든 이유들이 메갈로 등치되고 있다. 이 티를 입은 자들이 말하는 모든 언어는 '메갈'의 언어로 치환되고 있다.

이제 어떤 페미니즘적 언어도 '메갈'이 될 수 있다. 비난하는 자들은 손쉬운 낙인을 택했다. 이제 벗어나기 위한 해명은 '낙인 받은 자'들의 몫이다. 이제 누구라도 '메갈'이 될 수 있다. 과거 누구라도 '김치녀'가 될 수 있었듯. 혹은 어떤 성범죄 피해자라도 '꽃뱀'이 될 수 있었듯.

티셔츠 논란은 메갈리아를 '보편적인 남성 혐오의 공간'으로 정의하려는 일종의 레이블링(Labeling) 작업이었다. '모든 혐오에 반대 한다'는 미명 아래 행해진 일들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메갈리아' 콘텐츠에는 원본이 있다. 남성이 여성에게 해왔던 그것들이다. 과거부터 수많은 여성들이 가만히 보고 넘겼어야 했던, 남자애들의 과격한 장난이라고 여기고 참아야 했던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일베'로 통칭하진 않았다. 여성을 집단화하며 놀려대는, 성적 대상으로만 소비하고 유희로만 치부하는 각종의 이야기들이 유머 페이지에 올라왔지만 우리는 아무도 그것을 '일베'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다.

대신 낄낄거리며 친구들을 태그 했다. 최근의 일도 아니다. 예부터 '여자를 남자의 부속품으로 대하는 것'이 남자다움의 미덕이라고 말해왔다. 약물을 먹여 강간을 한 뒤, 그것을 '정복'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이것을 '일베' 같은 것이라며 레이블링하며 비난하는 대신 '남성들의 문화'로 치부했다.

'메갈리아'가 아무리 언어적 폭력을 수단으로 삼았어도 누구도 낙인찍지 못했다. 대신 그 언어적 폭력을 사용한 대가로 '메갈'로 규정 당했다. 이 불공평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지 않은가?


[메갈리아와 낙인찍기 | 슬로우뉴스]새 창으로 열기
하지만 이번 넥슨 성우 하차 논란은 특별한 공익적 맥락을 가진 전례와 연결고리가 없다. 일베를 배격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일베라서가 아니다. 그들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소수자를 혐오하며 지역 차별을 선동하기 때문이다. 저런 발언을 하거나 그에 동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베 회원이란 이유만으로 밥그릇을 자르는 건 인권 침해의 개연성이 있다.

일베의 ‘무엇이’, ‘왜’ 나쁜지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지 토론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메갈리아의 무엇이, 왜 잘못이며 나의 선입견은 없는지 자문해 본 후 연대할 지점과 비판할 지점을 가리는 성숙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반사회적 혐오사이트 메갈리아’는 상대에게 오명을 씌워 토론이 불필요한 상태로 배제하려는 낙인찍기다. 그 낙인찍기의 세계에서 메갈리아는 현실에 존재하는 페미니즘을 싸잡는 대명사로 쓰인다.


경향신문 메갈리아 연속 기고
성차별 발언을 하는 연예인에게 퇴출 요구를 했던 페미니스트들이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우를 해고한 조치에 반대하는 이유는, ‘내가 하는 퇴출 요구는 정당하고 남이 하는 요구는 틀리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전자(성차별적 발언)는 퇴출 사유이고 후자(해고 조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서다. 마찬가지로, 성차별 발언은 퇴출 사유가 아니지만 메갈리아 지지 표현·행위는 퇴출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메갈리아 지지 웹툰 작가들을 색출해 불매운동을 벌이며 검열을 요구한다.

여기서 문제는 누가 일관성이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성차별 발언이/메갈리아 지지 표명이 공론장에서 퇴출당해야 할 사유인가?’다.

지금도 논쟁의 대상인 ‘미러링’은 아주 새롭고 독창적인 전술이라기보다는 ‘풍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여성혐오에 대한 미러링을 하기 때문에 메갈리아는 일베와 동일한 존재’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우리 모두 ‘풍자’가 무엇인지는 다 안다. 미러링 전술을 비판하는 사람이라도 예컨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가 쓴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이 책은 성차별주의자들에게 똑같이 보복하려는 ‘남성혐오’ 시도이므로 인권침해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러링 전술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풍자 성격의 미러링으로 시도되었지만 말 그대로 의미를 담은 것처럼 읽히는 글과 표현에 대한 평가가 문제다.
그런데도 마치 ‘메갈리아’가 단일하고 확고한 정치적 주체인 것처럼, 메갈리아 지지자들을 색출해 비난·공격하는 행위의 정치적 의미는 무엇일까? 메갈리안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에 분노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메갈리아를 공격하는 행위의 정치적 의미 역시 명백하다. 한국 사회 성차별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성차별에 분노해 목소리를 높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다. 물론 다른 동기를 가진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들의 주관적인 동기가 무엇이든 메갈리안을 색출하고 메갈리아를 공격한다는 행위가 현재의 정치 지형에서 낳는 실천적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종북’은 실재하는 정치적 경향이 아니라, 일종의 허수아비이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성차별에 분노하는 느슨한 커뮤니티인 ‘메갈리아’를 하나의 정치적 주체로 호명하는 자체가 허수아비를 세워 공격하려는 시도다. 그들은 메갈리아 커뮤니티 이용자들만을 지목하지도 않고, 그곳의 인권침해·언어폭력 가해자들만을 지목하지도 않는다. 성차별과 성폭력에 맞서 싸우려고 하는 모든 이들에게 ‘메갈리아’라는 딱지를 붙인다. 지금 “내가 메갈이다”는 선언은 “내가 종북이다”와 마찬가지로, 불의에 저항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우익과 지배계급의 협박을 거부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나는 메갈리아의 대안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내가 메갈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베나 메갈이나.”를 말하는 사람들은 왜 이 차이를 무시하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여성혐오자이자 성차별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단체들은 이런 류의 공격을 그다지 낯설지 않게 느낀다. 유사 이래 모든 소수자 단체들은 도덕적인 완전무결함을 요구받아 왔기 때문이다. 도덕에 한 치라도 어긋남이 있으면, 기득권층은 이를 빌미로 삼아 즉각 소수자 단체를 해체하려고 덤빈다. ‘내가 보기에 싫은 주장’을 하는 단체를 없애기 위해, “그 주장이 옳지 않다.”라는 낯부끄러운 말을 꺼내기보다는, 단체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치졸한 수법을 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득권층의 이 치졸한 수법은 메갈리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법과 한점의 오차도 없을 만큼 똑 닮았다. 반 여성혐오는 ‘내가 보기에 싫은 주장’이어서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여성혐오를 계속 하고 싶다.”라는 낯부끄러운 말을 꺼낼 수는 없으니, 단체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셈이다. 비도덕성의 화신인 일간베스트라는 존재는 양념으로 사용된다. 특히 이런 추세는 넥슨 사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상의 많은 여성혐오자들은 웹툰 작가, 가수, 지식인의 목소리를 사회에서 배제하기 위해, 그 주장의 당위를 살펴보는 대신 도덕성을 지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페미니즘은 인정하지만…….”, “일베나 메갈이나.” 같은 치졸한 변명 뒤에 숨지 않고 자신이 성차별주의자이자 여성혐오자라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성차별주의자이자 여성혐오자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성차별주의자이자 여성혐오자가 되겠다.”는 선언, 왠지 이 글의 아래에서도 이어질 것 같지 않은가.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이유로, 이는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다.

모든 변화는 자기객관화에서 출발한다.

메갈리아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의 대부분은 ‘당해왔던 대로 보복하겠다는 건 똑같이 못된 짓 아니냐’라는 논지를 밑에 깔고 있다. 메갈리안들이 진심으로 당한 만큼 복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도 나로서는 그럴 만하지 않은가 싶긴 하지만, 그 이전에 이것은 메갈리아가 여성과 남성의 처지가 뒤바뀐 일종의 가상세계를 전제로만 성립한다는 사실에 눈을 감고 풍자를 현실과 등치하는 부당한 해석이다.
그러면 현실의 권력관계에 반하는 이러한 발화는 왜 나오는가? 왜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발화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가? 바로 그 현실적 권력관계가 이 말을 폭력이 아닌 ‘농담’이나 ‘음담패설’로, ‘정상적 질서’로 통용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문법과 합치하는 방향이 아니라 반대하는 방향으로 이 발화가 나왔을 때에야 그것이 얼마나 문제적인지를 사회가 온전히 인식하기 때문이다. 강간을 당했으니 강간으로 갚아주어야 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적절한 비유는 논리적으로 백 마디를 설명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쉽게 문제를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정상적인’ ‘당연한’ ‘원래 그런’ 것으로 인식했던 현실이 성별만 바꿔놓으면 누가 봐도 우스꽝스럽고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만큼 성차별의 위력을 절감하는 순간이 있을까? ‘김치녀’라는 단어의 폭력성에 대한 수많은 여성들의 항변을 꿋꿋하게 무시하던 DC인사이드 운영진은 메갈리아가 생기자마자 비로소 ‘김치남’과 ‘김치녀’ 모두를 금지어로 지정했다. 이 유명한 사건은 그간 통용되어온 ‘표현의 자유’가 사실은 그저 여성에 대한 혐오와 낙인찍기는 묵인하자는 말에 불과했음을 극도로 간명하고 명확하게 드러냈다. ‘표현의 자유’의 한계나 농담의 범위, 사회적 권력관계나 혐오범죄에 대한 어떤 논변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메갈리아가 많은 여성들의 ‘코르셋 벗기’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 것은 미러링이 이러한 사회적 이중기준의 모순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미러링’은 문제가 없고 전적으로 긍정적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모든 전략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미러링 역시 고유한 장점이 있는 만큼 벗어날 수 없는 한계와 위험성도 있다. 메갈리아가 보여주는 잘못된 측면들 중에는 원본이 명확하고 정반사된 미러링에도 어느 정도 수반될 수밖에 없는 문제들도 많다.
메갈리아에 올라오는 표현들 중에는 분명히 ‘미러링’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되기 힘든 것들도 섞여 있다. 그 자체로는 정당화될 수 있는 미러링 또한 자칫 진심으로 번질 위험이 있고 현실을 도식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와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미러링을 현실과 등치하거나 나아가 미러링을 활용하는 사람들 전체를 악마화할 근거는 될 수 없다.
메갈리아는 남성에 대한 증오로 결집한 범죄 집단이 아니라 집단 역할극을 통해 성차별을 풍자하는 사회 비판 집단이다. 그 풍자는 때로 부적절하거나 비도덕적일 수 있고, 제대로 사용되었을 경우에도 위험과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끊임없는 성찰과 비판 속에서 매우 제한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메갈리아가 이것을 전적으로 잘해온 것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메갈리아를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미러링 자체를 사회적으로 배척하고 악마화하는 것은 정의 구현이 아니라 사회 풍자에 대한 불관용에 불과하다. 미러링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여성들에게서 자신의 경험을 고발하고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빼앗고 사회 전체의 비판과 표현을 위축시킬 것이며, 결국 여성 해방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진보를 방해하게 될 것이다. 메갈리아 마녀사냥이 메갈리안들만의 문제도 페미니스트들만의 문제도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타뉴스]새 창으로 열기메갈에는 없는 남성혐오 - 경향 ‘향이네’]

강간범, 몰카범, 염산테러범이 아닌 남성은 “가해집단 구성원”으로 싸잡히면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아니다. 남자들은 스스로 무고하다 여기며 억울해 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만연한 강간문화가 남성의 여성 강간을 조장하고 있으니, 남성집단의 구성원으로서 당신은 강간문화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 몰카범죄의 만연을 부정하고 몰카범을 “나 같은 일반인과는 다른 미친놈 한둘”로 여기는 당신의 태도가 몰카범죄를 조장하며, 한국 남성의 낮은 가사분담률이나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는 광고, 만화, 게임 등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는 당신의 태도가 우리 사회의 여성억압적 구조를 떠받친다.
여성혐오가 이렇게 디폴트인 것, 무의식적인 것, 자연화된 것인 데 비해 남성혐오는 전략적인 것, 의식적인 것, 인공적인 것이다. 아직 남성상위시대를 사는 우리가 남성혐오라는 전략을 채택하려면, 존재하지 않는 혐오를 상상력을 동원해 만들어 내야 한다. 디폴트인 여성혐오와 달리 남성혐오는 의식적으로 행해야 한다. 메갈리안들이 여성혐오를 미러링함으로써 남성혐오를 생산하고 행하려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만일 전략적 남성혐오를 채택했다면, 그 부분에서는 실패한 것 같다. 여성혐오를 드러내고, 시스헤테로여성의 욕망을 큰 소리로 내뱉는 데는 성공했으나, 메갈은 남성혐오를 만들어내고 행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래서 “메갈은 남성혐오집단”이라는 비난이 더 쓰다. 남성혐오에 성공하지도 못했는데 “남성혐오”라는 비난을 받는 미러링과, 실제로 존재하는데도 “혐오 아닌데요?”라는 소리나 듣는 여성혐오를 비교하지 않기가 어렵다.


[시론:넥슨 여성운동 탄압사태, 눈치들 보지 마라 - 경향신문]새 창으로 열기
남성우위의 사회에서 남성을 혐오하는 발언은, 그럴 가능성은, 2차 세계대전 때 유태인들이 ‘나치당원들을 찢어죽이자’고 아무리 악을 써봐야 그것이 주변 사람들을 선동시켜 나치당원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전화될 가능성만큼이나 없다고 할 수 있다.

여성들은 우리 사회에서 신체적 약자일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남성혐오 발언들을 듣고 마음이 동하여 밖에서 남성들에게 폭행이나 강간을 시도할 수도 없으며, 사회에서 대부분의 인사권자들은 남성이다.

메갈리아’와 ‘일베’를 동급으로 보는 이유는 특정 표현에 동조해 줄 차별적인 사회구조가 존재하는지를 보지 않고, 혐오스러운 표현만을 보기 때문이다. “혐오에 혐오로 대응한다”고? 당연히도 그럴 것이 메갈리아는 미러링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미러링은 이에 호응할 여존남비적 사회구조가 있을 때만 혐오 표현이 될 뿐 지금은 기본적으로 풍자이며 해학이다. 상민들이 실제로는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왕을 모독하는 탈춤을 즐겼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앞의 혐오와 뒤의 혐오가 똑같다고 보는 것은 표면적으로만 정확한 지적일 뿐 실체에는 무지한 표현이다.
혐오 표현은 1948년 세계인권선언(UDHR)에 “차별의 선동”으로 정확히 정의되어 있다. 왜 그렇게 좁게 정의했는가? 바로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2mb18noma’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Fuck the Draft’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효순이와 미선이를 깔아뭉갠 장갑차를 보고 ‘Fucking USA’라고 부르짖을 수 있는 자유를 생각해보자. 메갈리아로 여성운동은 백배 강해졌다. 이제 눈치들 보지 마시라.

[메갈 논쟁, 코르셋을 벗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블로그]새 창으로 열기

그것이 ‘여성문제’가 된 건, 다른 문제에 비해 덜 심각해서가 아니었다. 다른 문제에 비해 더 심각하지만 누구도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감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건 ‘여성문제’였고, 구별짓기된 언어 표현 그대로 ‘내 문제’가 아니라 ‘너희 문제’였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범죄였다. 가해자들은 스스로를 가해자이기보다 ‘보호자’로 지목하곤 했다. ‘딸 같아서 그랬다’는 박희태나, ‘여자들은 몸을 함부로 굴리지 않았으면 한다’던 유영철이나, 흔히 보는 가정폭력 가해자들의 언어엔 ‘내가 바로 보호자’라는 컨셉이 포함되어 있다. 여/성문제의 책임은 여성에게 주어지고, 남성은 보호자라는 이름 속에 폭력의 죄와 책임이 감춰지기 쉬웠다.
이렇게 볼 때, 강남역 10번 출구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어난 저항의 국면에서 ‘잠재적 가해자’라는 말이 수면위로 등장한 건 우연이 아니다. 누군가는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지 말라며 화를 냈고, 누군가는 잠재적 가해자가 맞다며 성찰했으며, 여성학자 정희진은 ‘사회 구조적 모순에 잠재적 가해자란 없다’고 응답했다. 인종차별 문제를 두고 ‘잠재적 가해자 -백인’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구조의 모순은 개개인의 인성에 기댄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성차별을 ‘구조’의 문제로 인식하기란 여전히 어려워서 ‘잠재적 가해자’와 같이 문제를 ‘개별화’시키는 언어들이 꾸준히 등장하는 중이다
심각한 문제를 눈앞에 두고도 심각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타인의 경험에 대한 무감각의 연대 속에서 일어난다. 판단과 평가, 진단과 서열 매기기의 방식으로 타인을 만나는데 익숙한 이들에게는 더더욱 타인의 경험에 들어가 어떤 것을 ‘같이’ 느끼는 일이란 쉽지 않다. 더욱이 그 타인이 ‘김치년’이거나, 남성을 한남충이라 부르는 ‘메갈리안’이라면 더욱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내가? 왜? 굳이? 메갈을 공감? 돌았냥?”)

하지만 이런 메갈리아를 향한 반감의 정서로 몸을 휘감기보다, 그치지 않은 여/성폭력과 차별에 눈감았던 나의 방임이 가져온 결과가 무엇인지 살폈으면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이틀에 한명 꼴로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으로부터 여성이 살해되며, 흉악범죄 피해자의 84%가 여성이라는 것도 기억했으면 한다. 메갈은 작금의 이런 현실에 분노하는 이들의 묶음이다. 싸워야할 대상은 메갈이 아니라 이런 죽음을 가능하게 하는 한국의 성차별적 사회구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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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2016년 현재, 매체가 바뀌었을지언정 작가들이 ‘메갈지지선언’을 한 후 욕을 먹거나 의견을 철회하거나 사과문을 작성해야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독자들이 작가에게 기대하는 바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마초적이고 애국적인 수공예적 장인이다. 독자들은 작가의 이미지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것이라 믿는다. 그 과정에서 작가들은 ‘예술가’로 포장되어 팔리지만, 누구도 작가들을 예술가 취급해주지 않는 상황이 중첩된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상품이지, 작가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양영순 작가가 사과문을 작성해야 했던 이유고, ‘메갈지지선언’을 한 작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라야 했던 이유다. 한국만화의 ‘직계혈통’을 이어받은 ‘거장’은 페미니스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독자분들의 귀한 신뢰’가 의미하는 바다. 나는 그러한 권력의 승계를 거절하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다. 독자들이 ‘귀한 신뢰’를 보낼 때, 그것은 작가를 여전히 ‘마초애국장인’의 이미지로 붙박아 두려는 시도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타뉴스]새 창으로 열기진짜 페미니즘을 찾아서 - 경향 ‘향이네’]

자기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이분법은 보통 아동기에 끝나곤 한다. 그러나 어떤 이슈에서는,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는 버릇이 어른이 된 이후에도 머문다. 진짜 페미니스트의 탐구자들이 그러한 유아적 사고에 머무는 실제 이유는 그들도 페미니즘이 무척 좋은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좋은 것을 왜 마다하는가? 그들은 유구한 성차별이 무척 나쁘다고 배웠다. 성차별에 맞서 싸우고 성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진짜 페미니스트를 그들이 거부할 당위는 없다. 그들은 성평등은 좋고 성차별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성평등은 옳고 성차별은 그른 것이기도 한데 좋고 나쁜 것으로만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나쁜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말한다. 저들은 진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그들은 진짜 페미니스트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일단 기분이 상했을 때 난동을 피우는 방법은 안다. 네가 나쁜 사람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내 기분을 상하게 하는 너는 진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규정한다. 진정한 페미니즘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판단 주체부터 자신이다. 자기객관화가 잘 안 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평가하고 판별할 수 없는 상황을 상상해본 적조차 없는 것 같다. 심지어 그 판별식은 개인의 좋고 나쁨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보통 그런 건 취향의 영역이다.
미러링이 한국 남자들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전술이었다는 정희진의 지적은 그렇게 타당해진다. 그것을 보고 기분이 나쁘니까 저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판단한다. 그대로 욕한다. 메갈리아는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초기에는 여성이 저런 말을 할 리가 없다고, 저것은 일베충들의 장난이라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분들에게는 놀라운 사실이겠지만 여성도 인간이다. 인간은 존재하는 한 다른 인간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
메갈리아는 여태껏 무슨 악행을 저질렀는가? 그들은 인터넷에서 한국 남성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다. 팽이버섯이나 고추를 써는 사진을 올렸다. 한국 여자를 욕하려면 없는 개념녀 없는 김치녀 만들고 열심히 자료를 조작해야 하지만, 한국 남자를 욕하려면 그냥 뉴스 기사를 읽어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남성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 이것은 순식간에 천인공노할 몹쓸 짓이 되어버린다. 조작까지 해야 여성을 욕할 수 있는 자와 뉴스 기사를 읽기만 해도 남성을 욕할 수 있는 자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조차 생각하지 않는다.

[[기타뉴스]새 창으로 열기여성혐오와 예스컷, 다수가 옳지 않을 때도 옳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 - 경향 ‘향이네’]

김자연 성우를 향했던 공격은 지지 선언한 웹툰 작가들로, 한국 웹툰계로, 동인 행사로 번지는 중이다. 그리고 이 공격의 책임을 “나댄 작가들”에게 돌리는 이들이 있다. ‘미러링은 범죄이며 여성 혐오 사회 때문이 아니라 미러링을 한 메갈리안 때문’이라는 태도와 비교해보면 이 역시 이중잣대에 불과하다. 메갈리아의 여성 혐오적 표현에서 젠더를 뒤집은 패러디는 의의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지만 웹툰계와 동인 행사로 번진 공격을 작가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건 이해되지 않는 논리다. 애초에 이상한 연대책임을 뒤집어씌운 건 검열주의자들이다. 당신들이 한 행동이다. 작가의 지지 선언이나 태도를 문제 삼더라도 없는 책임까지 씌우지 마라.

[[김규항의 혁명은 안단테로]새 창으로 열기거울 - 경향신문]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공통점은 미러링을 실제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상한 일이다. 미러링을 미러링으로 생각한다면 서로 그토록 화낼 일도 없었을 텐데 왜 다들 굳이 착각하는 걸까. 메갈리아조차 더는 그런 착각에 항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체의 착각은 더 이상 착각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로 봐야 한다. 왜 다들 착각할까가 아니라, 다들 착각해야 할 필요가 뭘까라고 질문해야 한다. 누구도 선뜻 말하지 않지만, 우리는 실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고 있다. 우리가 이미 우리 삶에 잔뜩 화가 나 있다는 것, 화를 낼 정당한 이유를 찾고 있다는 것, 그래서 미러링이 실제일 필요가 있다는 것.

기타
See also 메갈리아

[edit]7. 페미니즘 전쟁

[페미니즘 전쟁│① 메갈리아, 그 이후 ize]새 창으로 열기
그런데 이처럼 유명무실해졌던 ‘메갈리아’가, 심지어 일찍부터 노선을 달리해 온건한 방식으로 페미니즘에 대해 말해 온 ‘메갈리아4’의 티셔츠를 계기로 다시 호명되는 현상은 아이러니하다. 지금 무수히 던져지는 질문, “너 메갈이지?”가 이 모든 맥락을 삭제한 채 사상검증과 낙인찍기의 차원에서 사용된다는 사실은 더욱 그렇다.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드러내는, 혹은 누군가 페미니즘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은 ‘메갈’이 된다. 그가 ‘메갈리아’의 회원이든 아니든, 실제로 어떤 말과 행동을 했든 중요하지 않다. 과거 ‘꼴페미’라는 표현이 그랬듯, ‘메갈=여자 일베’라는 낙인은 메신저를 모독함으로써 메시지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겨누어진다.
여성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성별을 드러내지 않고, 포털 뉴스의 댓글을 외면하고, 폐쇄형 여성 커뮤니티로 숨어드는 것뿐이었다. ‘메갈리아’의 등장은 이 싸움의 전선을 바꿔버렸다. 그동안 남성들이 여성들을 향해 사용해 온 폭력적 언어를 성별만 바꿔 되돌려주는 ‘미러링’은, 그것의 본래 의도가 영리한 전략이었든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터져 나온 절규였든 상관없이 폭발적으로 확산됐고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다. 남성들의 분노와 혐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외부의 평가에 개의치 않는 여성들의 집단은 리벤지 포르노를 비롯한 도촬 범죄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렸고, 강간모의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온 ‘소라넷’ 폐쇄에 기여한 것을 비롯해 자생적이고 대중적인 페미니즘 운동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초부터 이루어져 온 여성혐오 이슈와 관련된 브랜드 및 제품의 불매운동, 언론사의 여성혐오 표현에 대한 항의,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에 대한 추모 행동 등이 모두 ‘메갈리아’의 영향이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메갈리아’가 약 4개월의 기간 동안 판세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은 것만은 분명하고, 이는 지금 페미니즘을 둘러싼 전쟁터에서 ‘죽은 메갈’이 가장 대표적이고 위협적이며 악마적인 존재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페미니즘 전쟁│② 티셔츠 구매부터 ‘메갈리아’ 비판까지, 주요 쟁점 5 ize]새 창으로 열기
하지만 이후 실명 계정으로 운영한 ‘메갈리아2, 3’는 페미니즘 관련 카드뉴스를 만들거나 페미니즘적인 시선으로 기사 논평을 하는 수준이었음에도 신고 누적으로 삭제되었고, ‘메갈리아4’에 이르게 되었다. 최근 문제가 된 티셔츠 판매 건은 이러한 페이스북의 조치에 대한 소송을 위한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처럼 ‘메갈리아4’는 ‘메갈리아’ 사이트와 같거나 혹은 ‘메갈리아’로부터 갈라져 나온 지류 같은 것이 아닌, 그 자체의 방향성을 가진 페미니즘 채널이다. 물론 연결고리는 있을 수 있다. ‘메갈리아4’ 운영자는 여성 인권 달성을 위해서는 ‘메갈리아’나 ‘워마드’뿐 아니라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운동의 연대에 있어서는 그 연대의 접점이 무엇인지 살펴야지, 연결됐으니 다 한통속에 똑같은 것들이라고 말하는 건 굉장히 안일한 인식이다.
가령 모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선 ‘메갈리아’에서 마인드C에게 했던 공격들을 캡처한 뒤, 정작 네이트에서의 악플러가 쓴 반성문을 대조하며 마치 ‘메갈리아’ 유저가 패소하고 눈물의 호소를 하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또 그 호도가 마치 팩트처럼 유통되고 있다. 물론 ‘메갈리아’에서 마인드C의 사생활에 대한 ‘카더라’ 통신을 유포한 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선 ‘메갈리아4’ 운영자는 “여성혐오 발언을 한 인물에 대해 비판하였다가 모욕죄 혹은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당한 분들 역시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아닌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의 경우 지원 대상자가 아니며, 모욕죄 또한 비판의 정도를 넘어 개인의 인격을 훼손할 수준의 경우 대상자로 선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넷페미니스트들은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에 합류한 유상무 출연 광고에 대해 불매운동을 했다. 정치적 소신을 말하는 것과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혐오 발언을 하는 것을 등치시킨 뒤 이 둘에 대한 클레임 역시 같은 것으로 등치시키는 건 잘못된 유비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페미니즘적인 소신 발언에 대해 실질적인 불이익으로 벌줄 수 있다는 것이, 여성혐오다.
그리고 이 허수아비의 오류에서 여전히 김자연 성우의 행동이 갖는 페미니즘적 당위성과 그에 대한 옹호는 부차적인 것으로 미뤄진다. 왜 한 노동자가 소비자들의 우려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뜻을 굽히지 않았는지, 그 뜻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것에 왜 연대하려는지는 싹 뒤로 미룬 채 웹툰 작가들의 입을 막으려 하는 것, 이것은 넓은 의미의 검열인 동시에 여성혐오다.
메갈리아’가 지금까지(이제 해당 사이트는 거의 빈집이 된 지 오래임에도) 이토록 상징성을 갖는 것은 그 현상이 매우 짧았음에도 많은 것을 이뤄냈기 때문이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소라넷은 폐쇄됐고, 여성 대상 범죄를 연상시키는 커버의 남성 잡지사는 물량을 회수해야 했으며, 소셜 커머스 회사는 초소형 몰래 카메라 판매를 중단했다. 이것은 또한 ‘메갈리아’ 이전까진 그들이 강간 모의의 두려움, 몰래 카메라의 두려움, 그리고 이에 대한 하소연을 못 들은 척하는 세상을 감내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5월 벌어진 강남역 살인사건에 대해 경찰마저 여성혐오 살인이라는 맥락을 지우는 데 애쓴 것을 떠올려보라. ‘메갈리아’의 미러링이 만능인 것도, 모든 남성혐오 표현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러한 과격함 없이 바뀌지 않던 세상의 구태의연함을 말하지 않고 과격함만을 문제 삼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공고히 할 뿐이다.
미러링이 ‘일베’ 같은 혐오 표현으로 변질된 것이 아니라, 전체 맥락을 지우고 페미니즘 운동의 과격성을 ‘일베’나 다름없는 것으로 낙인찍을 준비가 된 사회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메갈리아’의 혐오 표현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을 무시하고 ‘메갈리아’는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닌 ‘페미나치’라며 악마화하고, 그에 대한 연대 모두를 끊어내려 한다면, 그 역시 여성혐오 아닐까. 물론 여전히 우려는 남는다. 앞서 인용한 이선옥 작가 기고문의 부제는 ‘극단주의자들이 우리의 신념을 대표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이다. ‘메갈리아’가 실제로 극단주의자만 남은 집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체로는 맞는 말이다. 그게 그렇게 우려되고 한국 페미니즘의 미래가 걱정되는 이들은 1번으로 돌아가 다시 읽어보도록 하자.
[페미니즘 전쟁│③ 재미있는 페미니즘 웹툰 10 ize]새 창으로 열기

[페미니즘 전쟁│④ 페미니즘 굿즈 온리전 ize]새 창으로 열기

[edit]8. 기타

[edit]9. 관련 해시테그 타임라인

#소녀에게_왕자는_필요없어 Tweets

#김자연성우를_지지합니다 Tweets

#넥슨_보이콧 Tweets

[edit]10. 의견 남기기

나무위키는 답이 없다. -- Nyxity 2016-7-20 9:2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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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성우님 6월 트윗 이력이 없네요 -- ㅂㅂ 2016-7-20 10:1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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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트윗 이력이라 하심은? 무슨 트윗 내용이 있었나요? -- Nyxity 2016-7-21 5:3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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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노답이네 열심히들산다 -- 만다 2017-3-3 8:0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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