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선생님을 전시가 예정된 한미미술관에 모셨다.
내 몸에는 세 사람의 담배연기만큼이나 죽음같은 우울이 깊이 배어들었다.
하루종일 그와 함께 했던 나를 맞이한 정혜는 그 기운을 금새 감지해냈다.
내 주변의 행복이 너무 찬란해서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 역시도 행복한 시절이 있었을 터, 동정은 당치 않은 주제넘음이다.
모르핀으로 버티는 그 하루하루의 삶이 그득하길 빈다.
내게 쏟아진 찬란한 축복,
2004년 3월 13일 해질녘의 대모산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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