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진화 등에 대해서 크게 4가지 견해로 정리를 하고 있다. 1. 창조론, 2. 상호독립, 3. 조건적 일치, 4. 동역관계 가 그것이다.
창조론은 따로 설명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이 안에 젊은 지구냐, 오래된 지구냐, 지적설계냐 등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문자주의적으로 성격을 해석하는 창조론이라는 큰 틀로 묶을 수 있다.
상호독립은 과학은 과학, 신학은 신학으로 보는 견해이고 조건적 일치는 빅뱅과 창세기 1장의 유사성 등으로 조건적 일치가 있다는 견해, 동역관계는 상호보완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이 책이 재밌는 것은 이렇게 각 챕터별로 그 주장자들의 주장이 있고, 그 다음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반박문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조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오히려 얼마나 비성경적인지, 창조론이 진화론을 공격하는 내용이나 지적설계론을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그것도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철저하게 반박한다.
보면서 속이 시원했다. 기독교를 믿기 위해서는 창조론을 받아들여야 하는 듯이 분위기를 잡아가는 한국의 주류 기독교집단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 Nyxity 2005-9-20 22:28
P.S. 이 책은 본래 미국 IVP 에서 나왔다. 하지만 창조론적 시각 이외의 생각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많은 한국의 IVP에서는 이책을 번역하지 않고 살림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굉장히 씁쓸해진다.
나는 또한 얄궂게도 성경의 무오함을 주장하면 할수록, 오류에 빠지기 쉬운 우리 자신의 욕망을 최고의 권위로 삼을 위험이 커진다고 믿는다. 언어는 복잡한 인간의 재능이다. 우리가 듣고 싶어하는 것을 듣는 일은 너무나 쉽다. 그래서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것을 성경이 이야기 할 때, 가장 진지하게 성경을 취하려는 유혹이 있다. 만일 성경이 무오하다면 그것이 우리의 욕망도 무오하게 만들까?(P.66)
이렇게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만일 현재 이 우주론이 (실수로) 우주의 시공간이 무한하다고 제시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무한한 우주에 대해서 유신론은 자연주의보다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할 수 있을까? 만일 아니라면 우리는 창조주가 특정한 종류의 우주는 창조할 수 없다고 - 혹은 창조하기에 부족하다고 - 주장함으로써 신의 창조 활동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만일 예라면, 우주가 유한하든 무한하든 유신론이 우주를 더 잘 설명한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과연 논점이 무엇인가?(P.232)
그리스도인으로서 나에게는 세 번째 중요한 이유가 있다. 몇몇 창조론자들은 진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과학적 유물론의 신조에 의해 세뇌당했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자신들에게 해당되는 주장이며 무례하며, 근거 없는 주장이다. 얼마나 자주 이렇게 말해야 할까? 진화가 일어났다고 믿는 것은 즉 인류와 다른 모든 생명체가 창조의 거대한 가계의 일부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것은, 최초의 세포가 화학 진화의 자연적 과정에 의해서 일어났다고 믿는 것은 무신론적 세계관을 필요로 하거나 심지어 증진시켜주지도 않는다. 나는 과학자로서 내가 아는 지식에 근거해서,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내가 믿는 것에 근거해서, 지적 설계 가설을 거부한다. 나는 신을 어떤 똑똑한 사람으로 축소시키고 싶지 않다. 나는 신을 과학이라는 박스에 맞추어 넣으려는 시도를 거부한다.(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