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단상

클럽하우스가 바이럴을 탔을 때 호기심에 몇 번 써봤는데,

평소에 팟캐스트는 2배속, 전자책은 4배속으로 들었기 때문인지, 정제되지 않고 밀도도 낮은 ‘아무말’을 1배속으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 엄청난 고문처럼 느껴져서 관뒀다.

물론 평소 알고 지내던 분과의 음성 소통은 재밌긴 했는데, 특정 주제방이나 사람들이 많아지면 어김없이 ‘아무말’을 ‘아주 길게’ ‘느린 속도로’ ‘끊임없이’ 말하는 사람(그리고 대부분은 남성)이 대대수가 되는 현상이 계속 되었다.

그래서 결국 리디북스의 수진씨의 4배속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

주로 운전중에 carplay로 연결해서 듣는다.

클럽하우스 미래는 괜찮을까.

[김보겸의 일본in]”꼰대 집합소”..日 20대가 클럽하우스 떠나는 이유

고추를 딸 것이다. 반드시

https://twitter.com/dromd/status/1189475045405413378?s=12

사람이 하는 일이 비싸면 로봇이 들어온다. 사람이 하는 일이 싸면 그냥 사람이 계속 한다.

영국은 인구가 줄어서 사람 값이 비싸지니까 증기기관이 나왔다. 동아시아는 쌀이 주식이 되면서 인구가 증가하자 사람값이 싸졌다.

심지어 가축을 안 쓰고 그냥 사람을 쓰기에 이른다.

로봇이나 AI가 발전하면, 양질의 중산층 일자리가 위험하고 엄청나게 많이 받는 굉장히 어려운 일과 엄청나게 싼 임금을 받는 일만 남게 될 거란 우울한 전망을 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농업에서 가축을 쓰다 사람을 썼지만, 현대에서는 역시 동아시아도 사람이 귀해져서 기계화로 넘어가고 있다.

농업에서 기계화의 끝판왕 하면 역시 미국인데, 미국에서도 기계화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추.

대학생때 농촌 봉사를 간 적이 있었는데, 고추를 따는 일이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어중간한 크기로 자라기 때문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따야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추도 별 차이가 없다.

고추부심이 강한 뉴멕시코는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추 수요는 충분한데,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힘든 것이다. 이민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는데, 농업에 종사하는 이민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

99% invisible 에서 이 이야기를 다뤘다.

일하러 왔다가 오후에 포기하고 가버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 고추농업 자체가 위기인 것이다.

“We hire people every year, citizens here that need a job, and, ‘Oh, I can do that’. They quit by noon. It’s too hard. It’s not the money. They don’t want to stoop over and pick chili, or hoe weeds. They won’t do it. I mean, I’m not going to do it. Are you?”

기계화가 그럼 답일텐데, 고추는 덤불 안에 자라고 줄기에 강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기계가 비집고 들어가서 따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서 여러 시도가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The successful crop automations of the past might make you think that the chili pepper is an outlier, a stubborn holdout against two centuries of agricultural and technological progress, but in fact, chili is just one of many crops that machines still can’t harvest as well as humans, if at all.

여기서 사람들은 포기를 하지 않는다.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어렵다면, 기계가 작업하기 좋게 작물을 개량하면 되잖아?”

This means if you want to automate a harvest, you can’t just find a great machine. You have to make your plants more standardized, like cars. So for the past five years, most of Stephanie’s work has been about breeding a whole new plant, one that is designed specifically to be picked by a machine.

곧 결실을 맺는다고 한다.

농업도 결국 비싸지는 일은 로봇이 하고, 싼 일은 인간이 하게 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감자튀김에 대하여

맥도날드 감자튀김을 좋아했다. 한국에 와서 주변에 맥도날드가 없어서 맥도날드의 감튀를 먹지 못했지만, 하교길 허름한 국산 햄버거집에서 ‘프렌치프라이를 케첩에 찍어먹기도 했다. (이것도 처음엔 어색했다. 일본에서는 프라이드포테이토라고 했고 캐첩을 안 줬다. 그래서 한국이 이상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일본이 이상한 것이었음.) 그래도 문득 맥도날드의 감튀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그러다 1988년 압구정동에 맥도날드가 생겼고 사람들이 줄을 서는 모습이 뉴스에 나왔다. 사실, 그때 좀 충격을 받았었다.

국내 맥도날드 1호점은 언제 어디있었을까?

‘아, 난 맥도날드가 없는 나라에서 살았구나. 그냥 내가 사는 주변에 맥도날드가 없는 줄 알았지. 근데 한국 1호점이 동네에 생기네.‘

맥도날드 감튀를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일본과 달리 캐첩도 준다!

하지만 어느새 맥도날드 감튀가 추억 만큼 맛있지가 않았다. 그냥 추억보정 때문인줄 알았는데, 심장마비로 가족을 잃은 사람이 소송을 해서 레서피가 바뀌었기 때문이란 것을 알았다.

Revisionist History Podcast: McDonald’s Broke My Heart

이렇게 감튀가 한 번 맛 없어졌는데, 또 다른 복병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배달이다. 감튀는 튀긴지 5분안에 먹어야 가장 맛있다고 한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달이 활발해지면서 이 감튀가 최상의 상태로 사람들에게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렇게 눅눅해진 감튀를 사람들이 먹게되면, 감튀 자체의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감자업자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Lamb Weston이라는 냉동감자 업체는 중국에서 배달업이 활발해지는 것을 보자, 곧 미국에서도 비슷한 바람이 불 것이라 예상했고, 감튀 자체의 수요가 줄 것을 우려했다.

사실, 미국에서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생겼을 때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다. 평균 20분 정도 후(집에 가져가서) 먹게되는데 역시 눅눅해진 감튀로 수요가 줄게 될 것을 우려한 업자는 연구개발을 통해 20분 정도는 바삭함을 유지하도록 겉에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었다.

이번엔 40분(배달업자가 여러 업소의 음식을 픽업해서 배달함으로)간 바삭함을 유지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분. 수분을 어떻게 안은 촉촉하고 겉은 바싹하게 유지할 수 있게 관리하는가가 관건이었다.

결국(기업비빌이라 자세히 공개는 인 했지만, 튀기는 과정에서 공기방울을 이용), 45분은 겉은 바싹하고 속은 촉촉한 감튀를 개발해 내는데 성공했다. 아직 패스트푸드점이 도입은 안 하고 있는데 몇달 안에 도입될 전망이리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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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catstagram #ねこと暮ら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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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버거킹에서 (맥이 배달 안 되는 동네에 살게 되었다) 자주 배달해서 먹는데, 감튀를 볼 때마다 위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서 도입이 되어서 맛있는 감튀를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dcast

출퇴근시간 주로 팟캐스트를 들었었다. 하지만, 요새는 음악을 더 듣는다. 여유가 없어져선지 숨 쉴 틈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그런 것 같다.

음악을 주로 듣다 보니 이어폰의 한계를 느낀다. 역시 스피커를 통해 공간적인 울림을 느끼지 못해서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그러다 보니 자꾸 집에서 음악을 듣고 싶어진다는 부작용이 있다.

그리고 사용하는 애플 인이어헤드폰의 가장 작은 고무캡을 잃어버려서 중간 사이즈를 쓰는데 최적의 소리를 들으려면 귀에 꽂으면서 이리저리 만져야 하는 귀찮음이 생겼다. 리모컨 기능과 음악을 듣다가 바로 전화를 받을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계속 쓸 수밖에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아이폰 리모컨 기능과  완벽하게 호환되는 블루투스 무선헤드셋이 있나 검색을 해보니 아쉽게도 아직은 없는 듯하다.

운동도 다시 시작하는 등 본래 생활로 돌아가고자 오늘은 밀린 팟캐스트를 간만에 들었다. Ted Talks는 어느새 올해 강연이 업데이트되었다. 트위터를 통해 살짝 소식을 접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지도 서비스의 놀라운 기능이 소개되는 등 점점 상상하던 미래의 모습이 이미 현실이 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었다. Ted Talks를 업데이트 되는 대로 보고 싶지만, 동영상은 아쉽게도 늦게 퇴근하여 지하철이 여유가 있을 때만 보고 있다.   

오디오 팟캐스트는  SF소식이나 소설을 소개하고 단편 등은 오디오북 형태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starshipsofa를 주로 듣는다. 오랜만에 들었더니 어느새 올해 휴고상 후보에 올라 있었다. 팟캐스트가 휴고상에 오르는 것은 최초이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며칠동안 잠시 음악을 들었을 뿐인데 세상이 팍팍 변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