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랜덤은 랜덤하지 않다.

어렸을 적 컴퓨터 잡지에서 베이직으로 점궤를 내는 것을 짜는 설명을 본 적이 있다.

컴퓨터가 생성하는 난수는 사실 난수가 아니라 일정한 값을 반복하고 있어서 랜덤워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저것 꼼수를 써야 그나마 랜덤워크에 가까운 모습을 그릴 수 있다고 한다.

이적이 꽤 신기해서 기억에 오래오래 남아있었다.

그때 봤던 컴퓨터 잡지는 이거 Popcom

이게 8비트 시절의 한계인가 했지만, 결론적으로 좀 더 복합해졌지만 컴퓨터는 진정한 의미의 랜덤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한다.

컴퓨터가 만드는 랜덤은 정말로 랜덤할까?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어느 정도 우연성이 있다면 랜덤하다고 하듯이 컴퓨터도 진정한 의미의 랜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납득할만한 우연성을 만들어 내고 이를 랜덤하다고 한다. 게다가 컴퓨터로 뭔가를 만드려면 어떠한 규칙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어떠한 규칙으로 규칙이 없는 랜덤을 생성한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흠. 그렇다고 한다. 다만 컴퓨팅 파워가 강해져서 예측하기 힘들게 복잡해졌을 뿐 기본적인 한계는 그대로이다.

사실 이 한계점을 파고든 사람이 있었다.

몇 년 전 라스베가스에서 한 러시아인이 슬롯머신을 통해 돈을 싹쓸이 해가는 일이 생겼다.

요주의 인물이 된 이 사람을 관찰하는데 감시카메라로 주의 깊게 살펴봐도, 적은 돈으로 게임하다 어느 순간 큰 돈을 걸어서 크게 따는 패턴을 보인다는 점 외에는 뭔가 속임수를 쓰거나 해킹했다는 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하는 슬롯머신은 오래된 Aristocrat Mark VI라는 머신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해킹은 불가능해 보였다. 이 머신은 인터넷이나 블루투스 등이 없어 외부와 전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친구가 슬롯머신을 돌릴 때마다 스마트폰을 조작한다는 점이 걸렸다.

결찰이 이 친구를 잡았는데, 혐의점이 없어서 결국 풀어줬지만, 이 스마트폰을 분석할 수 있었다. 여기에 어떤 앱이 깔려 있었고 이 앱은 러시아의 상페테르부르크에 신호를 보내는 것을 파악했다.

결론은 Aristocrat Mark VI이 그곳에 리버스엔지니어용으로 있었고, 이쪽에서 슬롯머신의 결과를 보내면 컴퓨터가 생성한 가짜 랜덤의 패턴을 찾아서 그 다음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파악한 것이다.

요새 머신은 더 복잡해서 이런 식으로 패턴을 찾아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옛날것은 컴퓨팅 파워가 약해서 패턴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Aristocrat Mark VI 는 여전히 쓰는 곳이 꽤 있다고 한다.)

편하게 돈 벌려는 인간의 욕심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